쿠데타 발생일 두고 "위대한 자유의 날"…부통령·국방장관도 정당성 주장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군사독재정권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또다시 논란을 불렀다.

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964년 3월 31일에 일어난 군부 쿠데타를 두고 '위대한 자유의 날'이라고 표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을 나서면서 지지자들이 3월 31일의 의미에 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에 앞서 군 장성 출신인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도 전날 오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군은 브라질의 제도를 위협하고 국민을 위태롭게 하는 무질서와 파괴, 부패에 맞서기 위해 정치에 개입한 것"이라고 군부 쿠데타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역시 군 장성 출신인 페르난두 아제베두 이 시우바 국방부 장관도 군부 쿠데타를 "브라질 민주주의에 이정표를 세운 날"이라고 말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같은 인식을 드러냈다.

브라질 대통령, 1964년 군부 쿠데타 옹호 발언으로 또 논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지난해 3월에도 군부 쿠데타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라고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가 법원의 반대로 취소한 바 있다.

브라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자 당시 대통령은 유혈 충돌을 우려해 인접국 우루과이로 망명했다.

군사정권은 1985년까지 21년간 계속됐으며, 이 기간에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체포·구금되거나 사망·실종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추방당했다.

2012년에 설치된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가진실위원회는 2014년 말 활동을 마감하면서 군사정권 시절 인권 범죄가 조직적으로 자행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진실위는 인권 범죄 희생자 434명과 인권 범죄에 연루된 377명의 명단을 발표했고, 이를 계기로 인권단체와 법조계에서 연루자 처벌을 촉구하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브라질 대통령, 1964년 군부 쿠데타 옹호 발언으로 또 논란
한편, 지난해 말 이뤄진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민주주의가 다른 정치 형태와 비교해 항상 낫다'는 항목에 대한 찬성 의견은 2018년 10월 조사 때의 69%에서 62%로 낮아졌다.

'민주주의든 독재든 상관없다'는 항목에 찬성한 의견은 13%에서 22%로 높아졌다.

'특정한 상황에서는 민주주의보다 독재가 낫다'는 항목에 대한 찬성은 12%로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군사독재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독재가 재현될 가능성을 묻는 말에 '가능성이 매우 크다' 21%, '가능성이 약간 있다' 25%, '가능성이 전혀 없다' 49%로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