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불안 진정 노력·왕실 명성 유지에도 도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볼 수 없었던 장면"
유럽 왕실, 코로나19에 잇따라 대국민 연설
유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왕실이 잇따라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대국민 연설에 나서고 있다.

1일(현지시간)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은 최근 대국민 연설에서 "많은 사람이 그들의 건강과 친척,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면서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고 당국의 권고를 따를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에는 노르웨이, 벨기에, 네덜란드 국왕과 덴마크 여왕이 대국민 연설을 했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성명을 발표했다.

각국 왕실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왕실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는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교의 크리스티나 비데스테드트는 스웨덴에 있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있다면서 왕실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는 위험이 곧 닥칠 것 같은 감각을 완화하는 것을 돕는다"고 말했다.

유럽 왕실, 코로나19에 잇따라 대국민 연설
전문가들은 왕실이 대국민 연설 등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국민의 두려움을 완화할 뿐 아니라 전쟁 때와 같은 수준으로 자원을 동원하고 집단적 희생을 요구한다는 생각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역사를 보면 전쟁이나 재난, 위기 때 왕실 인사의 연설은 왕실의 명성에 도움이 되고 국민의 사기를 북돋우는 경향이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스웨덴 매체들은 국왕의 연설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스페인 왕실의 경우 오히려 반발을 샀다.

자택에 '격리'된 스페인 시민 수천 명은 펠리페 6세 국왕의 연설에 발코니에 나와 냄비를 두드리고 야유하며 반대의 뜻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