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세계 주요국 정상 가운데 코로나 확진을 받은 지도자는 존슨 총리가 처음이다. 영국 BBC방송은 27일(현지시간)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총리관저에서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날 영국 정부는 성명서에서 “크리스 휘티 영국 최고보건책임자(CMO)의 조언으로 존슨 총리가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다”며 “총리는 여전히 정부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보건서비스(NHS) 인력이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검사를 했다.

존슨 총리는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가벼운 증상이 나타났고,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현재 자가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화상회의 등을 통해 정부 대응을 계속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함께하면 우리는 이를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전날 오후 8시 NHS 인력 등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총리관저 밖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존슨 총리에 앞서 찰스 왕세자는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스코틀랜드 자택에서 자가 격리 중이다.

존슨 총리는 23일 대국민담화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3주간 전 국민의 이동과 여행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존슨 총리의 확진에 이어 맷 핸콕 보건부 장관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최근까지 함께 일한 리시 수낙 재무장관 등도 자가 격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틀 전까지 존슨 총리와 함께 정례 기자회견에 참석한 휘티 CMO, 패트릭 발란스 최고과학보좌관 등도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존슨 총리의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만큼 당분간 화상회의 등을 통해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지만 치료 등을 위해 쉬어야 할 경우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이 사실상의 총리 역할을 맡게 된다.

영국 보건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9시 기준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만1658명으로 1만 명을 넘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