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둔화로 원유 수요 감소·러시아와 점유율 경쟁으로 타격
사우디, 코로나19 탓 경기둔화 우려에 16조원 부양책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을 막기 위해 500억 리얄(약 16조2천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중앙은행이 15일 발표한 이번 조치에는 중소기업들의 대출상환 만기를 연장하는 은행이나 금융회사들에 제공될 자금 300억 리얄(약 10조원)이 포함돼 있다.

은행을 통해 중소기업들에 지원될 대출자금 132억 리얄(약 4조3천억원), 기업들이 지원받을 60억 리얄(약 1조9천억원) 규모의 대출담보 프로그램도 부양책에 들어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실시간 집계에 따르면 사우디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03명으로 이란(1만2천729명)과 같은 다른 중동국과 비교할 때 덜 심각하다.

그러나 석유 수출을 주요 산업으로 삼는 사우디는 최근 경제성장 전망이 급격히 악화해 내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가 주요 산유국 러시아와의 점유율 경쟁에 따른 증산으로 공급이 늘어나 저유가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1.73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5월물은 배럴당 33.8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은 최근 고점이던 올해 1월 6일의 배럴당 62.69달러, 67.32달러와 비교하면 반 토막이 돼버린 상황이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석유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를 다변화하는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는 그 과정에서 개혁을 뒷받침할 재원 마련을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을 비롯한 산유국들의 집단 감산으로 유가를 떠받치려고 노력해오다가 최근 러시아의 이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난제에 봉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