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환자 3명이 292명에 전염
카타르 한주간 코로나19 환자 27배↑…이주인력 숙소 집단발병
카타르에서 지난 한 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환자가 27배로 증가했다.

카타르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오전 현재 카타르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320명으로, 한 주 전인 이달 7일(12명)과 비교해 상당히 빠른 확산세를 나타냈다.

7일만 해도 카타르는 중동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평가받았다.

당시 카타르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감염자가 나온 중동 12개국 가운데 요르단(1명), 사우디아라비아(7명) 다음으로 적은 수준에 그쳤다.

카타르의 확진자가 급증한 시점은 11일로, 하루 만에 24명에서 262명으로 11배가 늘었다.

카타르 보건부는 11일 신규 확진자 238명 모두가 같은 주택 단지에 사는 외국인이라면서 첫 확진자 3명과 접촉한 300여명 가운데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왔다는 정보를 공개했다.

이어 13일에도 이 이주인력 단체 숙소에서 신규 확진자 54명이 한꺼번에 나왔다.

카타르의 한 소식통은 연합뉴스에 "이들 확진자는 카타르 도하 외곽에 있는 이주 인력의 단체 숙소에 함께 사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관련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서아시아, 동남아시아,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온 저임금 이주 인력이 대거 거주한다.

카타르 인구 290만명 가운데 카타르 국적자는 33만명에 그치고 나머지 89% 정도는 외국인이 차지한다.

카타르 인구 중 남성이 75%인 것도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인력이 대부분 외국인 남성이기 때문이다.

카타르 보건부는 "첫 확진자 3명이 확인된 뒤 해당 주택 단지(숙소)를 격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이주인력 단체 숙소에서 확진자가 300명 가까이 나오면서 이 시설을 외부와 격리했을 뿐 개인별 격리·관찰과 같은 위생 조처에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비단 카타르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사우디 등 인근 걸프 지역 국가 역시 이런 이주인력의 단체 숙소가 흔한 만큼 카타르와 유사한 집단 발병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