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누적 확진자 1만5천명, 누적 사망자 1천명 넘어서…스페인도 급증세
각국, 휴교령·재택근무·대중교통 제한 등 확산 방지 대책 잇따라 발표
유럽, 코로나19 확산세 지속…휴교·행사금지·국경통제 잇따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한 가운데 12일(현지시간)에도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세는 계속됐다.

중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탈리아에서는 이날 누적 사망자가 1천명을 넘어섰고, 스페인과 독일에서는 확진자가 각각 3천명, 2천명 이상을 기록했다.

미국이 전날 영국 등을 제외한 26개 유럽 국가에 머문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유럽을 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진원지로 지목하면서 유럽 각국은 위기감을 드러냈고, 고강도 대책을 잇따라 내놨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를 비롯한 각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격리와 국경 통제, 휴교, 대규모 행사 금지, 대중교통 이용 제한 등 전례 없는 조치 발표가 이어졌다.

◇이탈리아 누적 사망자 1천명 넘어서…스페인 급증세
유럽 각국 정부 및 통계 기관에 따르면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인 이탈리아의 12일 오후 6시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1만5천11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대비 2천651명(21.2%↑) 급증한 것이다.

하루 기준 최대 증가 폭이다.

이틀 연속 2천명대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누적 사망자는 189명(22.8%) 늘어난 1천16명으로 파악됐다.

누적 사망자가 1천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지역 감염 사례가 확인된 이래 20일 만이다.

다만, 신규 사망자 수치가 전날(196명↑)보단 다소 줄었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도 6.72%로 전날(6.6%)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날 기준 한국의 치명률은 0.08%이다.

누적 확진자 수와 누적 사망자 수 모두 세계적으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스페인에서는 78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 환자가 3천명을 넘어섰다.

확진자는 3천59명이며, 사망자도 86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도 확진자가 546명이 늘어 모두 2천512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5명이다.

프랑스는 확진자가 2천281명, 사망자가 48명으로 보고됐다.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댄 스위스에서는 확진자가 216명 늘어난 868명으로 나타났다.

서유럽보다 상대적으로 확진자가 적은 북유럽에서도 최근 며칠 사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에서는 확진자가 736명까지 늘어난 상태이며, 이날 첫 사망자도 보고됐다.

이밖에 스웨덴(683명), 덴마크(674명), 네덜란드(614명), 영국(590명) 등도 확진자가 100명 이상씩 증가했다.

영국의 경우 하루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각국 고강도 대책 잇따라 발표…대형행사 금지·국경통제·대중교통 제한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9일 북부지역에 한정됐던 주민 이동제한령을 전국으로 확대한 데 이어 전날에는 식료품점·약국·주유소 등 필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소의 영업을 2주간 금지했다.

전국의 식당과 술집 등도 문을 닫았다.

루마니아는 이탈리아에서 일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내달 12일 부활절에 고국으로 돌아오지 말 것을 권고했고, 크로아티아, 라트비아, 슬로바키아 등에서는 주요 코로나19 확산국에서 돌아온 사람들은 2주간 자택에 머물도록 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외국을 다녀온 모든 사람을 격리 조치하기로 했으며, 베르겐 등 항구 도시에서는 크루즈 선에서 사람들이 내리는 것을 금지했다.

체코는 오후 8시에서 이튿날 오전 6시 사이에 식당을 닫도록 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필수 업무 인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EU 기구 직원 자녀들을 위한 학교도 문을 닫도록 했다.

EU 집행위는 3만2천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프랑스는 오는 16일부터 초·중·고교와 대학 등 각급 학교에 추가 조처가 있을 때까지 무기한 휴교를 결정했다.

리투아니아는 2주간 모든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이밖에 오스트리아, 덴마크, 리투아니아, 노르웨이, 루마니아 등에서도 교육기관이 문을 닫는다.

아일랜드도 오는 29일까지 각급 학교와 공공시설 폐쇄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100명 이상 모이는 실내 행사나 500명 이상 실외 행사 역시 모두 취소되며,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 여행 명소 역시 당분간 문을 닫는다.

덴마크가 100명 이상 모이지 않도록 한 가운데 스웨덴과 노르웨이도 콘서트, 스포츠 경기 등 500명 이상이 모이는 대중 행사를 금지했다.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체코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오는 여행객을 국경에서 막기로 했고, 폴란드는 독일과 체코 국경에서, 슬로베니아는 이탈리아 국경에서 건강 검사를 하기로 했다.

슬로바키아는 당장 13일부터 폴란드인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체코의 경우 오는 21일부터 자국민이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 스위스, 노르웨이, 덴마크, 스페인,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스웨덴 등을 여행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탈리아가 13일부터 로마의 참피노 공항을 닫기로 한 가운데 슬로바키아에서는 모든 국제 공항이 폐쇄된다.

덴마크 등은 출퇴근 시간대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