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시, 코로나19 비상준비태세 도입…"각종 방역조치"
"한국 등 방문자 자가격리, 고용주 근로자 체온 측정 의무화"
길거리서 외국인 검문검색 강화…"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 취소"

러시아에서 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6명이 추가로 나왔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3명으로 늘어났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방지 대책본부' 모스크바 지부는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러시아인 6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서 "5명은 모스크바에서 나왔고 다른 1명은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나왔다"고 소개했다.

대책본부는 이들이 모두 최근 2주 동안 이탈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왔다며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이탈리아 방문 중 감염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책본부는 또 "확진자들은 모두 감염전문병원 격리시설에 수용됐으며, 이들의 상태는 양호하고 병은 가벼운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확진자들이 접촉한 사람들도 모두 확인됐고, 이들에 대해서도 의료진의 관찰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서 코로나19 확진자 6명 추가…"모두 13명으로 늘어"(종합)
전날까지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7명이었다.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 체류하던 중국인 2명이 지난 1월 말 발병했으나 모두 완치됐고,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했다가 발병해 지난달 귀국한 러시아인 3명은 중부 도시 카잔의 의료시설에 격리돼 치료를 받은 뒤 이날 퇴원했다.

이탈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와 호흡기 질병 증상으로 모스크바 시내 감염전문병원에 입원했던 러시아인 남성 1명은 지난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5일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유학 중인 이탈리아인 학생 1명이 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역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러시아 내에서도 코로나19 발병자가 서서히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모스크바시는 5일 코로나19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준비태세를 발표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시장령을 통해 "오늘부터 코로나19 위협으로 인한 비상준비태세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스크바시의 의료기관, 공공시설, 대중 교통수단 등은 모두 비상체제로 운영된다.

시민들은 코로나19 확산 국가를 방문하고 돌아왔을 경우 보건당국에 전화해 방문지와 방문 기간 등을 알려야 한다.

특히 전염병 다발 국가에서 귀국한 사람들은 2주간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하고,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병원을 방문하지 말고 집으로 의사를 불러야 한다.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모스크바 지부가 확정한 코로나19 다발국가는 중국, 한국, 이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페인, 스위스, 영국, 노르웨이, 미국 등 11개국이다.

이 국가들을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시 보건당국 콜센터로 연락해 유급휴가 확인서를 발부받은 뒤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2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고 모스크바시 당국은 조언했다.

이밖에 관내 업체 고용주는 의무적으로 근로자들의 체온을 측정해 의심 증상이 보이면 업무를 중단시키고 자가격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시장령은 규정했다.

모스크바에선 이미 중국, 한국 등 아시아계 국가 출신 외국인들에 대한 검문검색이 강화돼 길거리나 지하철, 공원 등에서 수시로 불심검문이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앞서 중국인과 한국인, 이란인 등 코로나19 다발국가 출신 외국인에 대해 증상과 관계없이 입국 후 의무적으로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도록 조치했다.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한 사람은 추방되거나 행정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당국은 경고했다.

소뱌닌 시장은 이와 관련 "모스크바시의 코로나19 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전염병 확산 방지 차원에서 코로나19 다발국가에서- 온 외국인들에 대한 관찰·관리 조치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 국제행사도 취소하고 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부총리는 5일 연례행사로 열어오던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을 올해는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97년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경제포럼은 각국 정상, 정부 및 재계 인사들이 참가해 새롭게 제기된 경제·사회 문제와 이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는 모임으로 '러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통상 5월이나 6월에 개최되는 이 포럼엔 근년 들어 1만명 이상이 참가해 왔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지난달 중순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국제투자포럼도 무기한 연기했다.

러시아서 코로나19 확진자 6명 추가…"모두 13명으로 늘어"(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