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부·국세청·환경부가 절반 이상 써…'노 딜' 대비로 인한 손실도 발생
국가감사원 보고서에서 추정…야당서는 수십억 파운드 낭비 지적
인력채용·외부자문…영국, 브렉시트 준비에 최소 6조2천억 썼다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를 위한 준비에 44억 파운드(약 6조8천억원)의 재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BBC 방송,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영국 의회 산하 국가감사원(National Audit Office·NAO)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각 정부 부처 데이터를 토대로 브렉시트 준비에 들어간 재정의 규모를 이같이 추산했다.

국가감사원은 각 부처가 제공한 정보의 제한으로 인해 사용한 재원 규모를 최소한으로 추정했으며, 별도로 정부가 제대로 돈을 사용했는지에 대해 판단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2016년 6월 국민투표 이후 올해 3월 말까지 브렉시트 준비에 44억 파운드(약 6조8천억원)를 사용했다.

앞서 재무부는 브렉시트 합의 또는 '노 딜'(no deal) 가능성에 모두 대비하기 위해 모두 63억 파운드(약 9조7천억원)의 재원을 할당했다.

44억 파운드 중 내무부와 국세청, 환경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억 파운드(약 2조9천억원)는 인력 확충을 위해 투입됐고, 15억 파운드(약 2조3천억원)는 브렉시트 계획과 광고, 새 시스템 구축 등에 지원됐다.

정부의 "브렉시트에 대비하라"(Get ready for Brexit)는 캠페인에 4천600만 파운드(약 700억원)가 투입됐고, 외부 전문가 자문 등에 2억8천800만 파운드(약 4천400억원)가 사용됐다.

정부는 또 브렉시트와 관련해 모두 9천200만 파운드(약 1천4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의약품 수송 등을 위해 배를 빌리기로 했으나, 현실화하지 않으면서 결국 비용만 날리게 됐다.

재무부 대변인은 "이 나라가 EU를 탈퇴하는데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야당에서는 그러나 정부가 브렉시트 혼란을 미봉책으로 가리기 위해 수십억 파운드를 낭비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영국은 지난 1월 말 합의 하에 브렉시트를 단행했으며, 연말까지 설정된 전환(이행)기간에 유럽연합(EU)과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