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폭락장을 맞으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일주일 새 513억달러(약 60조81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금융시장 분석업체 S3파트너스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S3파트너스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 사이 미국 주식시장 상황을 분석한 결과 공매도 세력은 이 기간에 150억달러(약 17조7200억원) 어치 공매도 주문을 추가로 넣었다.

미국의 공매도 투자자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수익률이 바닥을 치는 상황을 이어갔다. 미국 주식시장이 계속 상승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지난해 30% 넘게 뛰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중순까지 약 한 달 반 만에 4.6% 가량 상승했다. 미국 주식시장이 계속 활황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으로 공매도 투자자들의 출혈도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며칠 새 상황이 급변했다. 뉴욕증시가 유례없는 폭락장을 맞으면서다. 1년 넘게 상승세를 이어가던 S&P500지수는 지난달 20일 이후 연일 하락해 지난달 28일까지 불과 7거래일 만에 13% 가까이 빠졌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연이어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주식시장이 얼어붙었다. 뉴욕증시는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재미를 본 종목은 테슬라였다. 올해 초 주가가 크게 오른 탓에 하락장에서 받는 피해가 컸다. S3파트너스가 시장을 분석한 기간 동안 테슬라 주식을 통해 공매도 세력이 벌어들인 금액은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테슬라 주식은 17% 가량 하락했다.

다만 테슬라에 '숏 베팅'한 투자자들이 아직 제대로 된 수익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들이 이미 테슬라의 주식 상승기에 큰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공매도 투자자들은 올해 초 이미 120억달러(약 14조2000억원) 만큼의 손실을 봤다. 만약 테슬라 주식이 다시 랠리를 시작하면 이들 공매도 세력이 입는 손실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말 27% 급락했던 테슬라 주식은 이달 들어 다시 12% 반등한 상태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