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트럼프 정부 보건기관 간 갈등 고조…관리들도 좌절"

미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노라19) 관련 실험실 검사를 돕기 위해 지난달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방문한 식품의약국(FDA)의 한 전문가가 한때 출입을 거부당하고 하룻밤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FDA 체외진단·방사선보건실의 티머시 스텐젤 국장은 지난달 22일 애틀랜타에 있는 CDC를 찾았지만,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에 고위 보건 관리들이 전화를 걸어 그의 출입을 허용할 것을 설득했다.

미국도 코로나19 대응 시급한데…"CDC가 FDA 전문가 문전박대"
폴리티코는 이 사안을 잘 아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텐젤 국장의 CDC 방문은 예정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FDA는 당시 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한 실험실 검사 개발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그를 CDC에 파견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CDC 대변인은 그의 출입이 지연된 것은 그의 방문 일정에 대한 오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CDC 대변인은 "지난달 22일 오후 7시께 FDA 직원이 CDC에 도착했지만, CDC는 그가 다음날 방문할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CDC 출입을 위한 자체 정밀조사 때문에 그날 밤 출입이 허용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CDC 대변인은 이어 "당초 예정된 대로 다음 날 아침 CDC 직원이 그를 만나 안내했다"며 "이는 연방 직원이든 다른 방문자이든 간에 누구나 따라야 하는 기본적인 조사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텐젤 국장은 추후 실험실 오염 증거를 찾아내 미국 보건복지부 관리들에게 보고했다.

폴리티코는 이것이 CDC의 실험실 검사 지연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와도 연관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 검사가 지연되면서 CDC의 엄격한 기준에 맞지 않는 많은 미국인이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CDC는 코로나19 발병 초기 검사 대상을 중국 방문자 또는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하고 증상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했다.

CDC 관리들은 자체 실험실 검사에 결점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로 인해 당시 미 전역에 검사 확대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다.

CDC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이날 "오염은 하나의 가능한 설명으로, 다른 이유가 있다"며 "나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어떤 조사가 진행 중인지 밝힐 수 없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오염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실험실 검사의 결점 규명은 CDC 과학자들이 아닌 다른 팀에 요청할 예정이다.

폴리티코는 이번 사안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 기관 간에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관리들이 이에 좌절감을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