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한국 교민에 과일·식료품 답지…집세 270만원 감면해주기도
"함께 이겨냅시다" 자가격리 한국인에 온정 보내는 중국인들
"힘든 일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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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과도한 조치를 하게 돼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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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에서 돌아온 입국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하는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격리 대상자들에게 식빵과 우유가 담긴 선물 꾸러미가 도착했다.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이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역과 격리 조치를 강화하며 한국 교민과 현지 중국인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중국인은 어려움을 겪는 한국 교민들에게 고통을 함께 나누자며 온정의 손길을 내밀기도 한다.

이날 선물을 보낸 사람은 아파트 인근 상가의 주인으로 자가격리 중인 집마다 선물 꾸러미를 배달했다.

선물 꾸러미와 함께 보낸 편지에는 "힘든 일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 주세요.

작은 선물과 작은 온정을 드립니다.

이 세상이 아름다운 건 당신과 내가 있기 때문입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아파트의 한 교민은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호텔에 격리돼 갖은 검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자 문전박대를 당할 때는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났는데 이런 선물을 받으니 마음이 눈 녹듯 풀어졌다"면서 "사람 사는 곳은 어느 곳이나 따뜻하고 정이 많은 분이 있기 마련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전의 또 다른 아파트에서는 코로나19 검사를 마친 뒤 너무 과도한 조치를 하게 돼 미안하다며 방역 요원이 과일 상자를 전해주기도 했다.

한 교민은 "우리도 힘든 시기지만, 중국도 마찬가지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서 "서로 잘 협조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한 집주인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 교민에게 집세 한 달 분인 1만6천위안(270만원 상당)을 감면해줬다.

이 집주인은 자금 사정으로 집세를 보름 늦게 지급해도 되겠냐는 세입자의 요청에 "집세를 늦게 내는 것은 물론이고,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한 달 치 집세를 면제해 주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돈은 중요한 게 아니라 당신이 자신감과 힘을 얻어서 쉽지 않은 중국 생활을 잘 헤쳐나가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도 대단한 일은 아니고, 단지 인생에서 겪는 경험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외교 소식통은 "양국 국민이 여태 겪어 본 적 없는 일을 겪으면서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교민들도 중국 당국의 규정을 준수하고, 최대한 빨리 이번 사태가 지나가도록 상호 협조하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함께 이겨냅시다" 자가격리 한국인에 온정 보내는 중국인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