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웨스턴대 주도로 시카고대·UC리버사이드·아르곤연구소·미 에너지부 공동 연구
"사스 치료제로 개발추진된 약물, 코로나19에 효과 발휘할 수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치료 목적으로 개발 추진되던 약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시카고대학신문과 CBS방송 등에 따르면 시카고대학과 노스웨스턴대학, UC리버사이드 의대, 아르곤 미 국립연구소, 미국 에너지부(DOE)가 공동 구성한 연구팀은 사스 대유행 당시 치료를 위해 개발됐던 약물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고, 심층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사스를 유발한 바이러스의 비구조 단백질 'NSP15'를 목표로 고안된 약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며 "잠재적 약물의 표적(NSP15)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분자 구조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2010년 발표된 연구 보고서에서 이 잠재적 약물이 사스 바이러스의 NSP15 단백질 활동을 억제시켜 바이러스 확산을 늦출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시카고대학신문은 "코로나19의 NSP15 단백질 분자 구조는 2010년 유행한 사스코로나바이러스 단백질과 89%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노스웨스턴대학 의대 칼라 사첼 교수는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사첼 교수는 "NPS15 단백질은 사스 유행 당시 신약 개발을 위한 새로운 목표로 연구됐다.

그러나 사스가 잠잠해지면서 백신 및 치료약 개발이 더이상 진척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억제제가 확인됐으나, 신약 출시로 이어지지 않았고 추가 테스트 필요성이 남아있었다"면서 "사스 치료를 위해 개발된 단백질 활동 억제제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테스트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CBS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두 달 사이 전 세계에서 약 9만 명으로 늘어나고 사망자 수가 3천 명을 넘어섰지만, 약 80%에 달하는 대다수 감염자는 가벼운 독감 증상을 보이고 지나간다고 전했다.

사첼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코로나19가 사스나 메르스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전염돼 나가는 이유를 이해하고, 약물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위해 바이러스 내 28종의 단백질 일부의 분자 구조를 분석했다.

이들은 오는 4일 'RSCB 프로틴 데이터 뱅크'(RSCB Protein Data Bank)를 통해 NSP15 단백질 구조를 공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