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내달부터 한국과 항공편 제한…모스크바-인천 노선은 유지"(종합)

"대한항공·아에로플로트 해당노선 계속 운항…블라디-인천 등은 폐쇄"
러 교통부-항공청, 대한항공 운항 여부 두고 '유지'-'금지' 발표 혼선

러시아 교통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음 달부터 한국과의 항공편 운항 제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극동·시베리아 지역과 한국을 연결하는 정기 항공편은 일시적으로 모두 폐쇄하되, 모스크바-인천 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과 러시아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 항공편은 기존대로 유지한다는 것이 골자다.

러시아 교통부는 27일(현지시간) "3월 1일 0시부터 러시아와 한국 간 정기 왕복 항공편과 전세기 운항이 잠정 중단된다"면서 다만 "이 제한은 (러시아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와 (한국 국적 항공사) 대한항공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에로플로트와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의 양국 간 항공 운항이 중단된다는 의미로, 모스크바-인천 노선을 운항해온 아에로플로트와 대한항공 항공편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러시아 국영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는 현재 모스크바-인천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주 4회 운항하고 있다.

다만 두 항공사는 기존에 이용하던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D 터미널 대신 F 터미널만을 이용하게 된다고 교통부는 소개했다.

F 터미널에는 방역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중국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오가는 여객기들도 현재 이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한국과의 항공 교통 제한 조치와 관련 "모스크바-인천 노선은 그대로 유지하고, 극동·시베리아 등 러시아 지방 도시(블라디보스토크, 야쿠츠크)와 한국을 잇는 항공 노선은 잠정 폐쇄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고 주러 한국대사관은 전했다.

이에 따라 시베리아 도시 노보시비르스크와 이르쿠츠크, 극동 도시 블라디보스토크 등에서 인천으로 취항해온 '시베리아'(S7) 항공사와 야쿠티야 공화국 도시 야쿠츠크와 인천 구간을 운항해온 '야쿠티야' 등 러시아 항공사들의 정기 노선 운항이 중단되게 됐다.

인천-블라디보스토크 구간을 운항해온 국내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등의 러시아 취항도 멈추게 됐다.

이와 관련 S7 항공사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교통부 지시에 따라 3월 1일부터 31일까지 자사의 러시아-한국 간 모든 정기노선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교통부는 아에로플로트의 극동 지역 자회사 '아브로라'(오로라)와 '야쿠티야', '시베리아'(S7) 등의 러시아 항공사는 3월 1일부터 러시아-한국 노선에 전세기만을 띄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가는 전세기 항공편은 한국인 승객들만 운송하고, 한국에서 러시아로 오는 전세기 항공편은 러시아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 국민만 운송한다"고 설명했다.

옛 소련권 경제연합체 EAEU에는 현재 러시아 외에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의 러시아 운항 지속 여부와 관련해선 러시아 교통 당국 내에서 한동안 혼선이 빚어졌다.

러시아 항공청 산하 항공운항관리기구(ATM)는 교통부 발표가 나온 이날 대한항공 서울 본사로 "대한항공의 러시아-한국 노선 운항이 일시적으로 금지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다.

상급 기관인 교통부 발표와는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한항공 모스크바 지점과 주러 한국대사관 등이 나서 확인 작업을 벌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대사관은 이후 "러시아 외무부가 대한항공의 모스크바-인천 노선 항공편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을 공식 확인해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