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세번째 총선…총선 후 연정구성 성공할지 불투명

이스라엘 총선이 불과 엿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승자를 좀처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스라엘에서는 다음 달 2일(현지시간)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원 120명을 뽑는 총선이 실시된다.

이스라엘 총선은 유권자들이 전국을 하나의 선거구로 정당 명부에 투표한 뒤 전체 의석을 당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선 후에는 대통령이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총리 후보가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면 총리에 오른다.

이번 선거는 작년 4월과 9월 총선 직후 연정 구성이 실패한 뒤 다시 실시되는 총선이다.

이스라엘은 1년 사이 총선이 3차례나 실시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지만, 장기간 이어진 정국 혼란을 끝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스라엘 총선 여전히 안갯속…'우파 네타냐후냐, 중도 간츠냐'
이번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리쿠드당과 군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가 대표인 중도 야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접전 양상이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가 지난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리쿠드당이 34석을 차지하고 청백당이 1석 뒤진 33석으로 전망됐다.

리쿠드당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청백당에 앞서기는 처음이다.

현지 언론은 간츠 대표가 일했던 회사의 비리 혐의가 청백당의 지지도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이스라엘 법무부는 지난 20일 간츠 대표가 이끌었던 사이버 보안업체 '5차원'(Fifth Dimension)에 대한 범죄 조사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5차원은 수백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간츠 대표는 2015년부터 5차원의 대표로 일했고 3년 후인 2018년 12월 이 회사는 파산했다.

간츠 대표는 이번 수사에서 용의자는 아니지만, 총선에 큰 악재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간츠의 라이벌인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채널12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리쿠드당과 토라유대주의당(UJT)을 비롯한 유대교 종교정당 등 우파 연합의 의석은 57석으로 예상돼 과반 의석(61석)에 4석 모자란다.

청백당은 다른 중도좌파 정당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부 장관의 극우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과 손을 잡아도 약 50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스라엘 총선 여전히 안갯속…'우파 네타냐후냐, 중도 간츠냐'
리에베르만은 작년 두차례 총선에서는 중립을 지켰지만 최근 청백당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인다.

총선에서 1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인 '조인트리스트'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 행보를 이유로 네타냐후와 간츠 대표 중 누구도 지지하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서는 내달 17일 시작될 부패 혐의에 대한 재판도 큰 부담이다.

네타냐후는 작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그는 부패 혐의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고 연정 협상에서 재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번 총선 이후에도 네타냐후 총리나 간츠 대표가 모두 연정에 실패하면 '4번째 총선'이 치러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