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포문, '본선경쟁력 약체' 공격 빌미…되레 지지층 결집 효과 관측도
트럼프, 러 개입 논란 시선분산 노릴수도…CNN "트럼프, 네바다 승자중 한명"
[네바다 경선] 돌출변수로 불거진 '러시아 지원설'…샌더스에 양날의 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대한 '러시아 지원설'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한복판에서 난데없이 돌출변수로 불거졌다.

러시아가 지난 2016년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 지원을 위해 선거 개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가장 쉬운 본선 상대인 샌더스 캠프를 돕고 있다는 게 요체이다.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 하루 전인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러시아 지원설'은 파죽지세를 올리며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자칫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이날 경선 결과에서 보듯 오히려 지지층 결집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어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단정하기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샌더스 의원은 일단 이 와중에 치러진 22일 네바다 경선에서 50%에 육박하는 압도적 득표율로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러시아 지원설'은 중도진영 주자들에게 '샌더스=본선 경쟁력 약체'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우는 빌미를 제공해주는 측면이 없지 않다.

가뜩이나 민주당 주류가 '아웃사이더' 샌더스에 대해 확장성 한계 등을 들어 못마땅해하는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에서 거둔 4, 5위라는 처참한 성적을 딛고 이날 2위에 도약,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조 바이든 부통령은 당장 이날 네바다 경선 후 지지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러시아 지원설'을 소재로 샌더스 상원의원을 저격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과 샌더스 상원의원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트럼프에게 그가 원하지 않는 것을 안겨주자"라며 자신이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3위를 기록, 상승세가 주춤해진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샌더스 의원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은 위태로운 일이라며 샌더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부티지지 캠프는 이날 기금 모금 이메일에서 전날 WP 보도와 관련해 시점상 네바다 코커스를 앞두고 자신에게 타격을 가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샌더스 의원의 언급을 조준, '맘에 들지 않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음모론을 조장, 언론 자유를 약화했다'는 취지로 비난했다.

샌더스 측도 이런 프레임을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샌더스 의원은 전날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달리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을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러시아 등 외부 세력의 선거 개입 시도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샌더스에 대한 '러시아 지원설'을 즐기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조지프 매과이어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 경질의 결정적 계기가 된 정보당국의 '러시아 선거 개입 시도' 의회 브리핑으로 2016년 대선에 이어 러시아 개입 논란이 재부상, 재선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샌더스 의원 문제로 시선을 돌리려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윗을 통해 샌더스 의원의 네바다 압승에 "축하한다", "1등을 뺏기지 말라"면서 "전하는 바에 따르면 크렘린이 버니 샌더스의 대선 승리를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누군가 나한테 이것을 왜 말해주지 않았는가"라고 '러시아 지원설'을 끄집어내며 도마 위에 올렸다.

CNN방송은 이날 샌더스 의원의 부상은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당 대선후보로 지명하게 될 수 있다는 데 대한 민주당 내 우려를 수반하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좋은 뉴스라며 트럼프를 네바다 경선의 승자 가운데 한명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샌더스 의원을 가장 쉬운 적수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