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아침식사 위해 자리 떠도 근무시간에서 제외"
스페인 법원 "흡연하러 자리 비우면 급여 깎아도 합법"

스페인에서 직원이 일과 중 흡연하러 자리를 뜨는 시간에 대해서는 급여를 안 줘도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 고등법원은 직원이 근무지 밖에 있는 시간을 근무 시간에서 제하는 에너지 회사 갈프의 정책이 합법이라고 판결했다.

그간 갈프는 흡연이나 아침 식사를 위해, 혹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우는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아 그만큼 급여를 깎아왔다.

지난해 스페인 정부는 사회 이슈로 부상한 무보수 초과근무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기업이 직원들의 근무 시작·종료 시각을 의무적으로 기록하도록 하는 법을 도입했다.

정확한 근무시간을 명시해 무분별한 초과근무와 노동 착취를 막자는 취지였다.

지난해 스페인 근무자들이 무보수로 초과근무를 한 시간은 총 300만 시간에 달한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의 이 같은 정책으로 약 1천만명에 달하는 스페인의 흡연자들은 예상치 못한 유탄을 맞게 된 셈이다.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정확히 파악하려는 취지의 법이 도입되자 갈프는 작년 9월부터 근무 시작과 종료 시각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근무자들의 실근무 시간에 대해서만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계약서에 명시된 근무시간에 흡연하러 자리를 비운 근로자에게는 온전한 하루 치 급여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 정책이 불법이라며 갈프를 고소한 노동조합은 사측의 손을 들어준 법원의 이번 판결에 항소할 예정이라고 BBC는 전했다.

한편, 스페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유럽 국가 중 높은 편이다.

2018년 기준 스페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1천701시간에 달한다.

독일과 영국은 각각 1천363시간, 1천 538시간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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