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총선 앞당겨…야권 미약, 집권당 '예니 아제르' 대승 예상

옛 소련에서 독립한 카스피해 연안의 중앙아시아 국가 아제르바이잔에서 9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이 실시됐다.

타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125명의 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는 이날 오전 8시 125개 선거구에서 5천500여개 투표소가 일제히 문을 열면서 시작됐으며 오후 7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비례대표제를 배제하고 지역구제로만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는 1천300여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며, 유권자 수는 530만여명으로 파악됐다.

총선에는 집권 여당인 '예니(새로운) 아제르바이잔'을 포함해 약 20개 정당이 참여하지만 야권 세력이 미약한 상황에서 집권당의 대승이 점쳐지고 있다.

당초 아제르바이잔에선 올해 11월 정례 총선이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2월 집권당이 내놓은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제안이 의회 심의와 헌법재판소 판결을 거쳐 채택되면서 선거가 앞당겨 치러지게 됐다.

집권당은 의회 해산을 제안하면서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58)이 설정한 국가 개혁 속도를 의회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스스로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야권은 이번 조기 총선이 정치·사회의 실질적 변화 없이 지지도가 떨어진 알리예프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해주는 엉터리 선거가 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야권은 알리예프 대통령이 국민 신뢰를 잃은 기존 정치인들을 보다 젊은 전문가들로 교체함으로써 경제난에 대한 여론 불만을 무마하고 정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석유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아제르바이잔은 지난 2015년 이후 국제 유가 하락과 세계 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된 아제르바이잔에서 의회의 권한은 크지 않다.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은 옛 소련 공산당 지도자 출신으로 10년 간(1993~2003년) 아제르바이잔을 통치한 부친 헤이다르 알리예프의 뒤를 이어 2003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후 15년 이상 장기 철권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4기에 걸친 집권 기간 중 야권을 탄압하고 자유 언론을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제르바이잔 조기 총선…지지도 하락 알리예프 대통령 '승부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