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스눕독, 인스타그램에 "잡으러 가기 전에 그만둬라" 협박도
CBS뉴스 사장, 해당 기자 변호 나서…"언론인에 대한 위협, 부끄러운 일"
코비 성폭력혐의 거론 미 기자에 살해협박…"왜 같은 흑인 공격"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가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후 한 인터뷰에서 그의 성폭력 혐의를 언급한 미국 CBS방송의 기자가 쏟아지는 위협에 고초를 겪고 있다.

해당 기자가 온라인에서 단순한 비난뿐 아니라 살해 협박까지 받자 CBS뉴스 사장이 그를 변호하고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CBS뉴스 사장인 수전 지린스키는 자사 저널리스트인 게일 킹이 받은 각종 위협에 대해 "부끄러워할 만하다"고 비판했다.

킹은 지난 4일 방영된 인터뷰에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출신 리사 레슬리에게 코비의 유산이 그의 성폭행 혐의 때문에 헝클어졌는지를 질문해 온라인에서 거센 질타를 받았다.

지린스키는 AP통신에 "우리는 게일 킹과 저널리스트로서 그의 진실함을 지지한다"면서 "그나 자기 일을 하는 저널리스트에 대한 위협은 부끄러워할 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리사 레슬리와의 인터뷰는 포괄적이고 사려 깊었다"며 "우리나라에서 의견의 차이는 환영 받지만, 혐오스럽고 위험한 위협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당초 인터뷰가 방영될 때 브라이언트의 성폭력 혐의에 관한 킹의 질문은 큰 관심을 끌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CBS가 해당 부분만 담은 클립 영상을 인터넷에 게재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킹이 자신과 같은 흑인을 공격했다고 비난하는 게시물이 쇄도했다.

코비 성폭력혐의 거론 미 기자에 살해협박…"왜 같은 흑인 공격"

래퍼 스눕독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킹이 자기와 같은 사람을 공격했다며 "널 잡으러 가기 전에 물러나라"고 위협했다.

성폭행 혐의로 수감된 코미디언 빌 코스비의 트위터 계정에도 "성공한 흑인 남성이 죽었는데도 그의 이미지와 유산을 흐리는 데에 성공한 흑인 여성이 사용되는 것이 너무 슬프고 실망스럽다"는 메시지가 올랐다.

킹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최근 NBC방송 인터뷰에서 킹이 살해 협박을 받고 경비 요원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킹에 대한 인신공격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리 부커(50) 미국 민주당 상원 의원은 트위터로 "킹을 위협하고 폭력을 선동하는 사람들은 즉시 그만하라"고 촉구하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더 바람직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MSNBC의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인 '모닝조'의 공동진행자 윌리 가이스트 역시 트위터로 "긴 인터뷰 과정에서 공정한 질문을 한 게일 킹에 대한 위협은 완전히 역겹다"고 비판하며 "게일은 업계에서 가장 사려 깊은 사람 중 하나"라고 킹을 감쌌다.

미국 조지아주 모어하우스대 저널리즘 교수인 데이비드 데니스 주니어는 인터넷매체인 '언디피티드'에 올린 에세이에서 브라이언트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일에 관해 침묵을 요구하는 것은 성적 학대의 피해자들과, 브라이언트가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한 노력에 대한 부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브라이언트는 2003년에 19세 호텔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증언을 거부하면서 브라이언트를 기소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브라이언트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고 민사로 넘어간 소송에서 합의금을 주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합의금이 얼마나 지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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