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스카이캐슬' 입시 비리 관련자 중 최고형
호지 핌코 전 회장 "자식에 대한 사랑에서 그릇된 결정" 사과
'자녀 명문대 입학에 12억원 뇌물' 핌코 전 회장, 징역 9개월형
세계적인 채권 운용사 핌코의 전 회장이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위해 약 100만 달러(약 12억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9개월을 선고받았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더글러스 호지 전(前) 핌코 회장은 자녀 4명을 미국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85만달러(약 10억 1천400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7일(현지시간) 이같이 선고받았다.

이는 지난해 미국에서 불거진 초대형 입시비리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나온 처벌 중 형량이 가장 무거운 것이다.

더글러스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기소된 후 같은 해 10월 돈세탁과 사기 혐의를 인정했다.

이날 선고를 한 매사추세츠주 연방지방법원의 나다니엘 고튼 판사는 호지 전 회장이 사기극에 가장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가담했지만 그의 자선 활동 이력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당초 검찰은 그가 입시비리 관련 혐의로 기소된 35명의 학부모 중 가장 죄가 무겁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호지 전 회장 측 변호인은 그가 전 세계 아동을 위해 3천만달러(약 358억원) 이상을 기부하는 등 자선활동에 가담한 점을 고려해 형량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선고 직후 호지 전 회장은 자신의 결정을 이끈 것은 자존심이나 지위가 아니라 자식에 대한 사랑이었다며 사과했다.

미국에선 지난해 3월 기업 최고경영자 및 유명 연예인 등 수십 명이 거액의 돈을 주고 입시 컨설턴트와 공모해 자녀를 명문대에 진학시킨 입시 비리 스캔들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기소된 사람은 학부모와 대학 운동부 코치를 포함해 총 50명에 이른다.

이 중 TV 시리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스타 펠리시티 허프먼은 유죄를 인정한 뒤 구금 14일 형을 살고 출소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기소자 중 15명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재판은 올해 말 진행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