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D로부터 지지 받았다는 오명 씻겠다"
메르켈 총리 등 기성정당들, 주의회 해산 후 조기선거 요구
독일 극우당 지지로 선출된 튀링겐주 총리 "사퇴하고 조기선거"
독일 극우 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으로부터 뜻밖의 지지를 받아 튀링겐주(州) 총리에 선출된 토마스 켐메리히가 총리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조기 선거 실시를 주장했다.

6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켐메리히는 자신의 사임이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주총리가 AfD의 지지를 받았다는 오점을 씻기 위해 새로운 선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날 튀링겐주에서는 친(親)기업성향으로 소수당인 자유민주당 소속 켐메리히가 예상을 뒤엎고 한 표 차로 총리로 선출됐다.

애초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한 좌파당과 사회민주당, 녹색당이 내세운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AfD가 켐메리히에게 몰표를 던져 판세를 뒤집었다.

사실상 총리 선출을 좌지우지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이 켐메리히를 지원해 책임론에 휘말린 상황이다.

선거 직후 자유민주당은 AfD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기독민주당 등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데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 사회민주당 등 연방정부에서 대연정을 구성 중인 3당은 모두 주의회 해산 및 조기 선거를 요구했다.

사회민주당은 켐메리히를 지지한 기독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이번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대연정이 유지될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기독민주당 소속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결과가 바뀌어야 한다"고 사실상 조기 선거를 요구했다.

독일 기성 정당들은 AfD를 신나치 정당이라고 비판하면서 협력을 거부해왔다.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기성 정당들을 비판하며 조기 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튀링겐주가 1930년 나치가 처음으로 지방정부 구성에 참여한 곳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기성 정당들의 압박 속에서 자유민주당이 사실상 조기 선거를 받아들이면서 조만간 조기 선거를 위한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