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지도자도 만나 '점진적 외교 정상화'에 합의…아프리카 끌어안기
3월 이스라엘 총선 앞두고 활발한 외교행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우간다의 남부도시 엔테베를 방문해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밝혔다.

총리실에 따르면 두 정상은 경제, 보건, 수자원, 에너지, 통신,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와 무세베니 대통령은 양국에 서로 대사관을 개설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신(무세베니 대통령)은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열고 나는 캄팔라(우간다 수도)에 대사관을 열 것"이라며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이렇게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예루살렘에 우간다대사관을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간다가 예루살렘에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세울 경우 강력한 친(親)이스라엘 행보로 볼 수 있다.

유엔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인 예루살렘을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은 국제도시로 규정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자국의 수도로 주장해왔으며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5월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면서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의 반발을 샀다.

현재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둔 국가는 미국과 과테말라 등 2곳에 불과하고 아직 대부분 국가의 주이스라엘 대사관은 텔아비브에 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아프리카 우간다 방문…대사관 개설 논의(종합)
네타냐후 총리는 우간다 방문에서 아프리카 북동부 수단의 지도자인 압델 파타 알-부르한도 만났다.

그는 이날 엔테베의 우간다 대통령궁에서 알-부르한 수단 주권위원회 위원장과 비밀리에 회담하고 이스라엘과 수단이 점진적으로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이스라엘의 한 고위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알-부르한 장군과 회담을 마친 뒤 "수단이 새롭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환영했다.

군부 실력자인 알-부르한이 이끄는 주권위원회는 수단의 과도통치기구다.

작년 4월 수단에서는 30년 장기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됐고 그해 8월 군부와 야권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주권위원회가 구성됐다.

이슬람 국가 수단은 1967년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의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에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이스라엘과 적대적 관계였다.

그러나 2016년 수단이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과 단교한 뒤 이스라엘은 미국 정부에 수단과의 관계개선을 촉구하는 등 수단에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아프리카 우간다 방문…대사관 개설 논의(종합)
네타냐후 총리의 우간다 방문은 아프리카 외교에 공을 들이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아프리카 르완다에 처음으로 대사관을 개설했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2018년 11월 예루살렘에서 아프리카 중부 차드의 이드리스 데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분쟁 등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많이 받는 상황에서 우군을 많이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앞서 1973년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아랍권 국가들의 압박으로 여러 아프리카 국가가 이스라엘과 단교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아프리카 우간다 방문…대사관 개설 논의(종합)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3월 2일 총선을 앞두고 활발한 외교 행보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함께 했다.

또 지난달 3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중동평화안과 시리아 문제를 논의했다.

비리 혐의에 대한 검찰 기소로 위기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국가 지도자로서 안정감을 과시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