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전문가 인용…"'균형자' 영국 사라져 내홍도 예상"
미국 최우방 퇴장에 대서양관계도 더 멀어질 것으로 관측
"브렉시트 후 EU, 무역·기후변화·안보 협상력 떨어진다"
유럽의회가 29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정을 비준한 가운데 브렉시트가(Brexit·영국의 EU 탈퇴) 영국뿐 아니라 EU에도 큰 악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EU로서는 영국은 잃은 것이 "중대한 패배"라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의 선임 연구원인 로사 밸푸어는 "브렉시트는 패배이자, 협력하는 것이 유럽인들을 더 강하게 할 것이라는 개념에 대한 반란"이라고 지적했다.

EU의 정책을 연구하는 비영리 기관인 '유럽의 친구들'의 선임 연구원 폴 테일러 역시 "EU가 어떤 방에 들어서든, 영국이 회원국이었을 때보다 무역, 기후문제, 안보 측면에서 무게감이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이 '브렉시트'가 EU에 미칠 손실을 지적하는 것은 그만큼 EU에서 영국의 비중이 작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은 EU 회원국 중 경제 규모가 프랑스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크며, 핵보유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안보에서도 EU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EU에 대한 영국의 재정 기여도도 상당하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영국은 EU 예산의 11.88%를 회원국 분담금으로 책임져 이 부문에서 독일(20.78%), 프랑스(15.58%)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후 EU, 무역·기후변화·안보 협상력 떨어진다"
영국이 나가면 EU 회원국 간 관계도 더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영국이 프랑스처럼 정부의 통제력이 강한 나라와 독일 같이 비교적 정부 비중이 적은 나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저먼마셜펀드 브뤼셀 지부장인 이안 레서는 "브렉시트로 인해 EU 회원국 간 차이가 더 뚜렷해지고 이를 관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크 레너드 유럽외교관계협의회 집행이사 역시 브렉시트로 "EU 내 균형이 달라지고 권력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자유 시장, 반(反)러시아 정책과 환태평양주의 등 이슈에서 네덜란드, 노르딕 국가 등 많은 나라 간 관계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유로존과 비유로존 국가 간 불균형도 가속해 폴란드, 스웨덴과 덴마크 등이 위험에 더욱 노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와 동유럽에서 EU 가입을 희망하는 국가들에도 브렉시트는 악재라고 분석된다.

영국은 터키와의 관계가 원만해 EU 가입을 지지하는 곳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후 영국이 미국과 따로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경우 EU는 특히 심한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밸푸어는 분석했다.

그는 영국이 EU와 멀어지고 미국과 가까워지면 "유럽이 러시아와 더 가까워지고, 독립적인 외교정책을 펼치는 EU의 역량이 저해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브렉시트 후 EU, 무역·기후변화·안보 협상력 떨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