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적인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41)를 향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이날 자신의 전용 헬기를 타고 가던 중 오전 10시께 캘리포니아아주 칼라바사스에서 추락해 숨졌다. 당시 헬기에는 브라이언트와 그의 13세 딸인 지아나를 비롯해 총 9명이 타고 있었으며 전원 사망했다. 당시 이들은 이날 정오에 있는 농구 경기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NBA에 데뷔한 코비는 마이클 조던 은퇴 후 주춤하던 NBA의 흥행을 이끈 전설적인 선수다. LA 레이커스에서만 20시즌을 뛰면서 5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18번이나 올스타팀에 선발됐다. 득점왕 2회, 파이널 MVP 2회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고 올림픽에서도 두 차례 금메달을 땄다. 브라이언트의 선수 시절 등번호인 8번과 24번은 레이커스의 영구 결번으로 남았다.

전설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미국은 침통함에 빠졌다. 각계에서 추모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농구계뿐 아니라 축구, 야구계에서도 애도가 이어졌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SNS를 통해 브라이언트를 향한 애도를 표했다.

NBA 팀들은 경기에서 특별하게 브라이언트를 추모했다.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AT&T 센터에서 열린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토론토 랩터스의 NBA 정규리그 경기에서 양 팀은 각각 24초 공격 제한 시간을 위반했다. 브라이언트의 등번호를 뜻하는 24초 동안 아무 플레이도 하지 않음으로써 그를 애도한 것이다.


이날 개최된 '2020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도 브라이언트에 대한 애도로 시작했다. 시상식이 열린 스테이플스 센터는 브라이언트가 몸담았던 레이커스의 홈구장이다. 이에 호스트 앨리샤 키스는 "우리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세운 이곳에 말 그대로 비통한 마음으로 서 있다"라며 "전 세계 영웅 잃었다"고 추모했다. 이어 그룹 보이즈투맨과 추모의 뜻을 담아 헌정 곡을 부르기도 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스테이플스 센터 주변으로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팬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촛불로 그의 이름을 새기고 꽃다발을 헌화했다. 로스앤젤레스 공항은 레이커스 팀 색깔인 보라색과 황금색 조명을 밝히며 코비를 떠나 보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