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부결시 탄핵 털고 지지층 결집 도모…경합주 성적표에 승패 좌우
'맞수' 누가 될지도 본선판도에 영향…북한·중동 등 외부변수 리스크 될수도
[막오르는 미 경선] 공화는 트럼프 '본선 직행' 확실시…재선고지 넘을까
미국 대선이 내달 3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코커스로 경선 레이스의 첫 테이프를 끊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시선은 일찌감치 '본선'인 11월 3일에 가 있다.

당내에서 확고한 독주체제를 구축, 본선행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안팎의 장애물을 물리치고 재선 고지에 무사히 등정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부동산 재벌 출신 정치권 '이단아'로서 지난 대선 당시 '미국 우선주의'에 기댄 '아웃사이더 돌풍'을 이끌며 파란을 일으킨 그가 '트럼프 시대' 4년 연장에 성공하느냐 여부에 따라 미국 국내정치뿐 아니라 세계질서 재편에도 파장을 몰고 올 수밖에 없어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공화당 내에서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조 월시 전 하원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내달 3일, 11일 각각 아이오와 코커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시작으로 형식적으로는 경선 일정을 이어가지만 사실상은 '트럼프 추대식'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 군소 후보들의 존재감이 미미한 상태여서 '무혈입성'을 통한 본선 직행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알래스카, 애리조나, 캔자스,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 이미 경선 자체를 건너뛰기로 한 주(州)도 속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으로 입후보하는 주도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본선의 전국 양자 가상대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상위권 후보들에게 다소 밀리는 것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미 정치권 안팎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하지만 안으로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탄핵 소용돌이에 휘말린 데다 밖으로는 새해 벽두 전쟁 위기론으로까지 치달았던 이란과의 긴장 고조 등으로 안팎 여건이 순탄치만은 않은 상태이다.

탄핵 국면에서 미국 여론이 쪼개지며 극심한 분열상을 연출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대 반(反) 탄핵' 대결 전선을 최대한 활용, '재선 마이웨이'를 이어가며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공화당이 과반을 점한 상원에서의 탄핵안 부결로 탄핵변수가 소멸하면 오히려 민주당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셈법도 깔려 있다.

실제 탄핵 정국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콘크리트 지지층'은 그의 재집권을 위한 주요한 자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빠르면 이달 내 탄핵안 부결을 마무리 지은 뒤 내달 4일 홀가분한 상태에서 국정연설을 통해 재집권 플랜의 청사진을 드러내며 재선 행보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입국 금지 대상국가 확대, 관광비자 발급 심사 강화를 통한 '원정 출산' 제한 등 '반(反)이민'의 기치를 다시 내걸고 있는 점이나 지난 2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낙태 반대 집회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참석한 점 등 '보수 어젠다'에 공을 기울이는 것도 지지층 표심을 겨냥한 재선 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나 해외 주둔 미군 철수 등의 대외 드라이브를 가속화하는 것도 대선 국면에서 '표'를 의식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승자독식 선거제도 특성상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 여부는 지난 대선 때에 이어 이번에도 결국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의 성적표에 좌우될 전망이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초박빙'의 차이로 신승, 그에게 대선 승리의 길을 열어줬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제조업 지대)와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이 올해 대선에서 6대 경합주로 꼽힌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지역 사수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위한 발판이 됐던 백인 저소득층과 여론조사 결과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숨은 지지층인 '샤이 트럼프', 그리고 2018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지지 성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난 대표적 중도층인 교외거주자의 표심도 재선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떠받친 것도 상당 부분 미국 경제 성장세였던 만큼, 경제 지표의 변화 여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북한과 중동 문제 등 대외 돌발변수가 불거질 경우 '재선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 연장 선상에서 1단계 합의에 따른 미·중 간 무역 휴전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는 7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대항마'가 최종 확정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야말로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 위한 본선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가 누구든 대승할 것"이라고 '자신'해왔지만, 맞수가 누구냐에 따라 본선 판세가 출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