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활동·방향 논의…대미 항쟁의 새로운 장"
이라크 시아파민병대 지도자들, 최근 이란서 회동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PMU·PMF)의 고위 지도자급이 최근 이란 종교도시 곰에서 회동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아파 민병대 중 한 곳인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무함마드 모히에 대변인은 이 방송에 13일 이 회동이 있었다면서 "향후 시아파 민병대의 활동 방향, (대미) 저항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4∼5일 이내에 반미 시위를 벌이기로 결정했다"라며 "이번 회동은 시아파 민병대와 반미 무장조직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은 이라크에 계속 주둔하면서 우리와 맞서게 될 것이다"라며 "이에 따라 시아파 민병대 내부에서도 앞으로 전개할 활동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회동이 현재 이라크 의회에서 최다 의석을 보유한 알사이룬 정파의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알사드르는 현재는 반미 무장투쟁에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반외세,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인물이다.

이란이 8일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이 터지면서 반미 항쟁 노선이 다소 위축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중동 내 미군 철수를 장기 목표로 제시한 만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미군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여객기 격추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상당 기간 전면으로 나서지 못하는 동안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가 독자적으로 대미 무장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회동에 시아파 민병대를 직접 지원하는 혁명수비대가 참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이라크 키르쿠크의 미군 주둔 기지에 로켓포 공격이 벌어져 미국인 1명이 숨지자 미군은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이틀 뒤 이 무장조직의 군 시설을 폭격, 25명이 사망했다.

이에 시아파 민병대는 31일과 이달 1일 반미 시위를 조직,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에 난입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3일 미군은 이란 군부의 거물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시아파 민병대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을 폭격해 살해했다.

이란은 '가혹한 보복'을 예고하고 8일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지만 이 과정에서 테헤란 공항을 이륙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대공 미사일로 격추해 탑승자 176명이 모두 숨졌다.

모히에 대변인은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숨 가쁘게 벌어진 보복전의 직접 원인이 된 키르쿠크 미군 기지 공격과 관련,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로켓포를 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우리를 공격하려고 허위로 그런 의혹을 엮었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