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했던 오스카 알바얄데 전 경찰청장이 마약에 연루된 부하 직원들을 비호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될 전망이다.

필리핀 전 경찰청장, 마약연루 부하 비호 혐의 기소
17일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법무부는 전날 알바얄데 전 청장을 부패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바얄데 전 청장은 필리핀 북부 팜팡가주(州) 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11월 현지에서 발생한 마약 사건에 연루된 부하 직원들을 비호했다는 의혹을 받자 지난해 10월 사퇴했다.

법무부 조사 결과 당시 팜팡가주 경찰관 12명은 단속과정에 압수한 마약과 현금을 각각 163.3㎏, 970만페소(약 2억2천만원) 축소해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중국인 용의자를 풀어주고 증거를 조작해 다른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해당 경찰관들에 대해서도 마약 범죄, 뇌물수수, 증거 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알바얄데 전 청장은 경찰청 마약조사국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당시 팜팡가주 지방경찰청장에게 해당 경찰관들을 해임하지 말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알바얄데 전 청장은 "사실무근"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은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 지난해 7월까지 경찰과의 총격전 등으로 숨진 사망자가 공식 발표된 것만 6천847명이다.

인권단체들은 재판 없이 사살하는 이른바 '초법적 처형'으로 인해 실제 사망자가 2만7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