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안보대표, 이란 외무장관과 회동…핵합의 문제 논의
유럽연합(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대표가 16일(현지시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둘러싼 최근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은 보렐 대표가 이날 인도 외교부 주최 지역 정치안보회의인 '라이시나 다이얼로그' 참석차 방문한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자리프 장관과 만났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솔직한 대화"를 나눴으며 보렐 대표는 중동과 걸프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핵합의를 지키는 데 유럽이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EEAS는 전했다.

두 사람은 또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기로 했다.

보렐 대표와 자리프 장관의 만남은 지난 3일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군부의 최고 권력자인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숨지면서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핵합의가 다시 한번 좌초 위기에 빠진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다.

이란 핵합의는 영국, 프랑스, 독일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중국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것으로,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단계적 조처를 해왔고, 이번 솔레이마니 사건을 계기로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는 사실상 핵합의 탈퇴를 선언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이에 영국, 프랑스, 독일은 지난 14일 이란이 핵합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핵합의의 공식적인 분쟁조정 절차에 착수했다.

이러한 가운데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6일 국제사회와 대화가 가능하다면서 핵합의 전면철회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