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으로 줄여야" 주장에 "시위 원인이라는 오해 초래 우려"
홍콩 정부, 노년층 교통할인 확대…오션파크에는 1조6천억원 지원
홍콩 재벌-캐리 람, '홍콩 이주 中 본토인 쿼터' 놓고 갑론을박

홍콩으로 이주하는 중국 본토인의 허가 쿼터를 놓고 홍콩 최대 부동산 재벌과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최대 부동산 재벌인 순훙카이(新鴻基·SHKP) 그룹의 아담 곽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광둥성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회의에 홍콩 이주 본토인의 수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최근 수년 새 홍콩 젊은이들 사이에서 지역주의가 부상하고 중국 본토 체제에 대한 오해가 생겨나고 있다"며 "이러한 정서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고조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루 150명에 달하는 중국 본토인의 홍콩 이주는 홍콩과 중국 본토 간 갈등에서 민감한 부분으로 떠올랐다"며 "이에 따라 향후 3년에 걸쳐 홍콩 이주 허가를 지금의 절반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홍콩인들은 하루 150명에 달하는 중국 본토인의 홍콩 이주로 한해 5만 명의 본토인이 홍콩으로 몰려온 결과 주택 부족으로 인한 집값 폭등, 노동력 과잉 공급으로 인한 임금 하락 등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홍콩으로 이주한 중국 본토인은 44만7천여 명에 달한다.

그러나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곽 회장의 이러한 제안을 거절했다.

람 장관은 "이주 허가 쿼터를 수정하는 것은 홍콩의 사회적 문제가 중국 본토인의 이주로 인해 발생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이는 지금 검토할 문제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홍콩 내 결혼의 3분의 1이 중국 본토인과 홍콩인의 결합으로 이뤄진다며, 본토인 배우자의 홍콩 이주 등을 막는 것은 인권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람 장관 역시 지난해 홍콩 시위가 한창일 때 중국 중앙정부에 홍콩 이주 본토인의 수를 줄여야 한다고 건의한 적이 있지만, 중앙정부가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홍콩 재벌-캐리 람, '홍콩 이주 中 본토인 쿼터' 놓고 갑론을박

람 장관은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이 지난 12일 홍콩 입경을 거부당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미국 정부의 '홍콩 인권 민주주의법'(홍콩인권법) 시행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5개 미국 비정부기구(NGO) 중 하나이다.

홍콩외신기자협회는 이에 성명을 내고 "로스 사무총장은 홍콩에서 인권 보고서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으나 입경을 거부당했다"며 "이는 홍콩 법률이 보장하는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홍콩 정부가 현재 65세 이상인 노인 대중교통 할인 혜택을 60세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SCMP가 전했다.

이는 지하철, 버스, 페리, 미니버스 등을 탈 때마다 2홍콩달러(약 300원)의 할인 혜택을 받게 하는 것으로, 노인의 경제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고령화로 인한 재원 부족으로 인해 노년층에 지급하는 보조금 혜택의 대상을 다음 달부터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인상하는 상황에서 이번 대중교통 할인 혜택이 노년층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콩 정부는 시위 장기화로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진 오션파크에는 106억 홍콩달러(약 1조6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홍콩 디즈니랜드와 함께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오션파크는 시위 장기화로 인한 방문객 급감으로 지난해 6억 홍콩달러(약 960억원)가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홍콩 정부는 돌고래 쇼를 없애고 7개 구역에 20개의 어트랙션(놀이기구)을 새로 만드는 등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현재 연 330만 명 수준인 방문객을 장기적으로 750만 명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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