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中, 이란·이라크전 때 북한 통해 이란에 무기공급"
"중국의 친 이란 행보는 무기·석유거래 '특수관계' 때문"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를 제거하고, 이에 이란이 미사일 반격에 나선 가운데 중국이 친 이란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과거 무기·석유 거래 등으로 맺어진 특수관계 때문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9일 SCMP에 따르면 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후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이 이란을 두둔하는 입장을 잇따라 표명하고 나섰다.

안보 대화를 위해 지난 6~7일 이란 테헤란을 방문한 중국의 자이쥔(翟雋) 중동특사는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역외 국가'가 도발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창화(常華) 주이란 중국대사도 "중국은 이란과의 협력관계를 여전히 중시한다"며 밀월관계를 과시했다.

신문은 이와 관련해 석유와 무기거래로 얽힌 양국의 이해관계와 역사적 배경을 상세히 소개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양국의 교역규모는 351억3천만 달러(약 40조6천805억원)에 달했다.

특히 이 기간 중국은 무려 150억 달러(약 17조3천700억원·2천930만t)어치의 이란산 원유를 구매했을 만큼 이란에 대한 원유 의존도가 높았다.

또 중국은 이란의 3대 무기도입국 가운데 하나로 부상할 만큼 이란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2008~2018년 사이 2억6천900만 달러(약 3천115억원)어치의 무기류를 이란에 수출했다.

1970년대 중동의 대표적 친미국가였던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반미 국가로 돌아섰다.

이후 1980년부터 8년간 이라크와 전쟁을 치렀다.

이 전쟁에서 미국과 소련, 프랑스 등 주요국들이 이라크를 지원한 반면 중국은 이란에 무기를 공급했다.

당시 중국은 북한 등 제3자를 통해 간접적이고 조심스러운 방식으로 이란에 무기를 팔았다는 게 SMCP 설명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가 2012년 내놓은 중국·이란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이러한 무기 구매를 핵심적인 지원으로 평가했다.

랜드연구소 보고서는 비록 민간용 핵에너지가 주류를 이뤘지만, 중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 개발도 도왔다고 밝혔다.

또 중국이 이란에 소형 화기뿐만 아니라 실크웜 미사일과 같은 대함 크루즈 미사일이나 전술 탄도미사일도 공급했다며 이란 미사일에서 중국식 설계와 기술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5년 반(反)서방 보수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당시 대통령이 핵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이란에 대한 서방의 제재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2007년에는 무기 금수 제재가 부과됐고, 유엔은 2010년 주요 재래식 무기의 이란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중국은 이란의 국방력 강화에 핵심적인 지원을 제공했다.

특히 지난 2015년 미국·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이란·독일 등이 참여한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이뤄지자 이듬해 이란과의 군사 협력 강화를 위한 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양국이 페르시아만에서 첫 합동 해상훈련을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중국과 이란, 러시아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나흘간 합동훈련에 나서 주변 국가들이 긴장하기도 했다.

텔아비브대 케빈 림 연구원은 이들 3개국 합동 해상훈련에 대해 "이란에 대한 미국의 대규모 군사 조치에 반대하는 중국의 암묵적 경고"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