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브렉시트부 해체 예정…내년 1월말 브렉시트 후 협상 주도
英 존슨, '태스크포스 유럽' 앞세워 EU와 미래관계 협상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내년 1월 말 브렉시트(Brexit) 이후 유럽연합(EU)과의 미래관계 협상을 직접 진두지휘할 예정이라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테리사 메이 총리 시절이던 2016년 창설돼 브렉시트 정책을 총괄해 온 정부 부처인 브렉시트부를 내년 1월 31일부로 해체하기로 했다.

존슨 총리는 대신 데이비드 프로스트 브렉시트 수석보좌관이 이끌던 협상팀을 '태스크포스 유럽'으로 새롭게 명명하고, 무역협정을 포함한 EU와의 미래관계 협상을 주도하도록 할 계획이다.

텔레그래프는 새 조직의 이름이 미셸 바르니에 EU측 브렉시트 수석대표가 이끄는 '태스크포스 50'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태스크포스 50'은 그동안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을 담당해왔다.

'태스크포스 유럽'은 총리실이나 국무조정실 소속이 아니라 별도 조직으로 존슨 총리가 직접 관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총리는 '태스크포스 유럽'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새로운 인력을 대거 보강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2020년에 우리는 EU와 자유무역협정을 포함한 새로운 미래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정부는 총선을 통해 이를 달성하라는 분명하고 새로워진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지난 12일 총선에서 하원 과반 기준을 훨씬 넘어서는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후 존슨 총리는 새 EU 탈퇴협정 법안(WAB)을 의회에 상정, 지난 20일 제2독회(讀會) 표결에서 찬성 358표, 반대 234표로 124표차 가결시켰다.

하원은 크리스마스 휴회기 후 내년 1월 7∼9일 EU 탈퇴협정 법안에 대한 추가 토론을 펼친 뒤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EU 탈퇴협정 법안은 이후 상원을 거쳐 '여왕재가'를 얻으면 정식 법률로 효력을 가지게 되며, 영국은 예정대로 내년 1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2020년 말까지 설정된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동안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미래관계 협상을 내년 말까지 마무리하기가 어려운 만큼 전환기간 연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최근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시한이 매우 촉박해 걱정"이라며 전환기간 연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존슨 총리는 전환기간을 연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EU 탈퇴협정 법안에 추가해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이 내년 말 별도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EU와 최종 결별하는 형태의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 브렉시트당 대표는 전날 LBC 라디오에 출연해 "존슨 총리가 영국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면서 만약 EU와 미래관계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합의 없이 EU에서 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