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 대표팀이 10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SEA) 게임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것에 대해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 팬들이 행복할 수 있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박항서 "60년만에 우승 한 풀어 의미…초심 잃지 않을 것"
박 감독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 리살 기념 경기장에서 경기를 마친 뒤 "60년 만에 (베트남의 우승) 한을 풀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 감독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이동준 DJ매지니먼트 대표가 전했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 후반 32분께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하는 바람에 역사적인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또 "이 순간 매우 기쁘고 이 기쁨을 즐거워하는 모든 분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 감독 대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영진 수석코치는 "베트남 국민을 기쁘게 해드린 것 자체가 선수들이 대단한 일을 한 것 같다"면서 "베트남 국민의 응원에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수석코치는 '박 감독이 경기 전 선수들에게 무엇을 주문했느냐'는 질문에 "선수들이 60년 만의 우승 기회라는 부담을 갖지 않고 경기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베트남 대표팀과 자기 자신을 믿고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자고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오늘의 우승이 베트남 대표팀과 선수 개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예선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수석코치는 이어 심판이 박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준 것에 대한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고 답변을 피했다.

박항서호의 이번 우승으로 베트남은 1959년 시작한 SEA 게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첫 대회 때 월남(South Vietnam)이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지만, 베트남이 통일되기 전 남쪽 대표팀이 이룬 성과여서 의미가 다르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월남의 우승을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