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우리 국경이 나토의 경계…터키에 의문 갖지 말라"
최근 급격한 친(親)러 행보를 보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갈등을 빚고 있는 터키가 '의문을 갖지 말라'며 나토와의 관계는 변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관영 아나돌루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는 터키와 관계가 깊어질수록 강해진다"며 "터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남쪽 국경은 나토의 남쪽 경계이기도 하다"며 "우리 남쪽 국경을 지키는 것은 나토와 유럽의 안보를 지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아카르 장관의 발언은 시리아 군사작전과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 등으로 터키에 대한 나토 회원국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터키는 지난 10월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족의 민병대(YPG)가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 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라고 주장하며 국경을 넘어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그러나 프랑스 등 나토 회원국 상당수는 터키와 달리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선봉에 선 YPG를 동맹 세력으로 여기고 터키의 군사작전에 반대해 왔다.

아울러 나토의 주요 회원국인 터키가 러시아에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한 데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토는 냉전 시절 공산권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조직된 군사동맹으로 여전히 나토의 주축을 이루는 서방국가들은 러시아를 현존하는 위협으로 여긴다.

나토 회원국들은 과거 공산권에 속했다가 나토에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이 보유한 소련제 무기를 제외하면 러시아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불문율로 한다.

러시아 무기를 사용할 경우 다른 나토 회원국과의 합동 작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으며 특히, S-400처럼 네트워크로 연동된 장비의 경우 나토의 민감한 군사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에 아카르 장관은 "S-400은 나토 시스템에 통합되지 않을 것"이라며 "동맹에 어떤 위협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문제를 명확히 하기 위해 미국에 (S-400 분리 운영을 위한) 위원회 설치를 제안했으나 미국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S-400을 운영하지 않고 방치하라는 미국의 제안은 터무니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