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예멘 반군 포로 200명 석방…'휴전 신호' 해석도
사우디아라비아군이 예멘 반군 포로 200명을 석방했다고 26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이 보도했다.

투르키 알말리키 사우디군 대변인은 "사우디 주도 아랍동맹군은 예멘의 위기를 해결하는 데 기꺼이 노력하고 있으며 스톡홀름 합의(지난해 12월 예멘 정부와 반군이 맺은 휴전합의)를 진전시키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멘 정부와 반군이 상대방 포로 1만6천명을 교환하기로 한 스톡홀름 합의의 내용을 언급했다.

사우디군은 스톡홀름 합의 직후인 올해 1월 반군 포로 7명을 석방한 적 있다.

사우디군은 또 반군이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에 대한 비행 금지를 완화해 부상자를 치료하는 인도적 목적의 항공기 운항과 사나의 환자를 이송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항공편 진입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알말리키 대변인은 "예멘 반군과 대화의 통로를 닫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예멘 반군 지도부인 최고정치위원회의 무함마드 알리 알후티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의 조처를 환영하면서 포로를 더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반군은 지난 9월 사우디인 3명을 포함해 350명을 석방하면서 사우디가 공습을 멈추면 미사일과 무인기로 사우디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제안했으나 유야무야 됐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의 이날 조처에 대해 "5년 가까이 이어진 예멘 내전을 끝내는 진일보한 노력"이라고 해석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 사우디가 비공식 경로로 예멘 반군과 대화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사우디군이 석방한 의도에 주의를 기울인다고 밝히면서 의미를 크게 부여했다.

2015년 3월 본격화한 예멘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이에 직접 개입한 사우디가 내전 종식을 위해 예멘 반군과 접촉한다는 정황이 최근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예멘 특사는 "아랍동맹군의 공습 비율이 지난 두 주간 현격히 줄었다"라며 "예멘에서 무엇인가 변화가 진행된다는 명확한 신호다"라고 말했다.

이달 12일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친동생이자 국방차관인 칼리드 왕자가 예멘 반군과도 소통하는 오만을 방문했다.

이를 두고 사우디가 오만을 통해 예멘 반군에 휴전안을 제의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