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총리 '홍콩 시위 비판' 발언에 업체들도 불똥

총리, 지난달 16일 "홍콩 시위는 문제해결 아닌 정부 굴욕 주기"
시위대, 13일 싱가포르 개발은행 홍콩지점에 욕설…옆 가게는 불
싱가포르 상장 쇼핑몰 또한 유리 박살·화재 발생…다음날 휴업

싱가포르 총리 '홍콩 시위 비판' 발언에 업체들도 불똥 /사진=연합뉴스

싱가포르 총리의 홍콩 시위 비판 발언에 홍콩 내 싱가포르 업체들이 불똥을 맞고 있다.

15일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개발은행(DBS)의 한 홍콩 지점에 지난 13일 시위대가 들이닥쳤다.

이들은 사무실 유리 벽에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집권 인민행동당을 비난하는 욕설을 남겼다.

앞서 리 총리는 지난달 16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포브스 글로벌 CEO 컨퍼런스에서 "홍콩 시위대의 요구는 그들의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부에 굴욕감을 주고 끌어내리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라고 말한 바 있다.

낙서 사건이 벌어진 같은 날 홍콩 내 다른 DBS 지점 바로 옆 가게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다.

DBS 측은 직원들은 무사하며 지점 역시 물적 피해가 없다고 전했다.

은행 측은 두 사건이 일어난 지점의 위치를 밝히지 않고 있다. DBS는 홍콩 내에 총 34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이들 사건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12일에는 일단의 시위대가 주룽 통에 있는 한 쇼핑몰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 쇼핑몰은 싱가포르에 상장된 메이플트리 노스아시아 커머셜 트러스트가 소유한 건물이다.

시위대의 공격으로 쇼핑몰 로비 입구는 물론 각 층 난간에 있는 유리가 박살이 나고 로비에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불이 붙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쇼핑몰은 다음날 하루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정훈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