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사회당 350석 중 120석…극우 복스 52석으로 제3당
우파 국민당 88석…좌우대립에 '무정부 불안' 수개월 이어질듯
스페인 정부구성 난항…총선 극우약진 속 집권당 과반의석 불발

올해 두 번째로 치러진 10일(현지시간) 스페인 총선에서 극우를 포함한 우파 정당이 크게 약진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노동당(PSOE)은 제1당 지위를 유지했지만 이번에도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하면서 정국 혼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AP, dpa 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가 99.9% 진행된 가운데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노동당은 하원 350석 정원에서 120석을 얻어 제1당 수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과반 의석(176석 이상)에 크게 못 미치는 28%의 득표율인 것은 물론 지난 4월 총선(123석)에 비해서도 의석이 3석 줄었다.

사회노동당의 라이벌 정당이자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은 88석(20.8%)으로 지난 총선의 66석에 비해 의석을 크게 늘렸다.

올해 4월 28일 치러진 총선에서 24석을 확보하면서 처음 원내로 진입한 극우 성향의 복스(Vox)는 이번에 배 이상 늘어난 52석(15.1%)을 확보했다.

복스 대표인 산티아고 아바스칼은 마드리드에서 깃발을 흔드는 지지자들 앞에서 "11개월 전만 해도 우리는 의원 하나 없었지만 이제는 스페인 제3의 정치세력이 됐다"고 말했다.

유럽의 다른 극우 지도자들은 반이민 정책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복스의 약진을 축하했다.

여기에는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프랑스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당수, 독일의 외르크 모이텐 '독일을 위한 대안'(AfD) 공동대표 등이 포함됐다.

복스는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철권통치가 1975년 종식되면서 스페인이 민주주의를 회복한 이후 처음 하원에 진출한 극우 정당이다.

2013년 국민당의 보수우파 색채가 뚜렷한 인사들이 떨어져나와 창당한 복스는 지난해 12월 안달루시아 지방의회 선거에서 12석을 차지한 이후 갈수록 세를 불려가고 있다.

급진좌파 포데모스는 35석, 중도 시민당(시우다다노스)는 10석 확보에 그치면서 이번 총선의 최대 패배자가 됐다.

앞서 4월 총선에서 포데모스는 42석, 시우다다노스는 57석을 확보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지지율이 대폭 낮아지면서 제3당 지위를 복스에 내줬다.

카탈루냐 민족주의 성향의 좌파정당 ERC 등 3개 분리주의 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다 합쳐 23석을 확보했다.

극우정당 복스의 돌풍은 최근 재점화한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추진 움직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분리주의자들에게 더 강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평소 강공책을 주장해온 복스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스페인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3천700만 유권자 가운데 투표율은 69.9%로, 지난 4월 총선 당시의 71.76%에 비해 2%포인트가량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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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도 과반을 확보한 정당이 못 나오면서 좌·우파 정당 간 대립으로 정부 구성이 수주 혹은 수개월 미뤄질 수도 있다.

앞서 지난 4월 총선에서 사회당은 직전의 제1당이었던 국민당을 누르고 1당 지위를 확보했지만, 과반 의석 획득에는 실패한 탓에 야권을 상대로 오랜 기간 정부 구성 협상을 벌여왔다.

사회당은 특히 급진좌파 성향의 포데모스를 상대로 공을 들였지만, 각료직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협상이 결국 결렬, 또다시 총선을 치르게 됐다.

이번에 포데모스와 힘을 다시 합쳐도 과반이 안되는 가운데 다른 지역 기반 소규모 정당이나 카탈루냐 분리 독립 지지 의원들을 설득할 경우 과반을 확보해 정부 출범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체스 과도 정부 총리는 수 개월간의 정치 교착 상태를 끝내기 위해 다른 정당들과 연대할 것이라면서도 "민주주의에 증오의 씨앗을 뿌리는 자들과는 함께 하지 않겠다"고 말해 극우 정당이나 카탈루냐 분리주의 정당은 연정 구성 협상에서 배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스페인에서는 올해만 두 번, 최근 4년 동안 네 번의 총선이 실시됐다.

2015년 12월과 이듬해인 2016년 6월 총선에서는 국민당이 모두 제1당에 올랐지만,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무정부 상태가 한동안 이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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