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를리트 컬렉션' 중 마네 그림, 46억원에 해외 판매
혹시 나치 약탈품?…스위스 미술관, 그림 판매에 논란
스위스의 베른 미술관이 독일 나치 시대 미술품 거래상의 아들이 소장하던 작품 가운데 하나를 외국에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간) 현지 신문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 암 존탁'에 따르면 베른 미술관은 최근 '구를리트 컬렉션' 중 하나를 일본의 국립서양미술관(NMWA)에 400만 스위스프랑(약 46억5천만원)을 받고 판매했다.

판매한 작품은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인 에두아르 마네의 1873년 작인 '폭풍이 부는 바다'(Marine, Temps d'orage)다.

구를리트 컬렉션은 나치가 약탈 미술품의 해외 거래를 위해 임명한 4명의 거래상 가운데 한 명인 힐데브란트 구를리트의 아들 코르넬리우스가 살던 뮌헨의 집에서 독일 당국이 지난 2012년 찾아낸 미술품을 일컫는다.

당시 독일은 이를 몰수했지만 코르넬리우스가 반환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이후 그는 2014년 사망 직전 해당 미술품 전부를 베른 미술관에 기증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베른 미술관은 몇 달을 고심한 끝에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으며, 독일과 협의 끝에 컬렉션 중 약탈당한 것이 확실한 작품은 그 후손에게 돌려주고 나머지만 소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 베른 미술관이 구를리트 컬렉션에 포함된 마네의 작품을 판매하면서 약탈 미술품일 수도 있는 그림을 팔아 수익을 내려는 것 아니냐며 논란이 일었다.

베른 미술관 측은 이에 대해 부인하면서 "우리는 돈을 벌려고 마네의 작품을 파는 게 아니다.

우리는 합법적으로 미술관의 비용을 충당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판매금은 코르넬리우스 유언의 실효성을 두고 그의 친척과 진행 중인 소송 비용을 포함해 미술관이 소장한 작품들의 출처 확인비 등에 충당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