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대형 은행이 발행한 전환사채(CB)에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맞먹는 자금이 한꺼번에 몰려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경기 둔화세가 갈수록 커지자 투자자들이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이 발행한 71억달러(약 8조3000억원) 규모 CB에 모두 1조1000억달러의(약 1286조원) 자금이 몰렸습니다. 이는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시가총액보다 네 배 가량 많은 액수이자 인도네시아의 GDP와 비슷한 규모입니다. 자산 규모가 9000억달러 정도인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은 중국 은행 중 9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CB는 발행 때 미리 정해진 만기 시점에 발행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합니다. 쿠폰 금리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얻은 뒤 만기 시점의 주가와 전환 가격의 차이만큼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쿠폰 수익률이 해당 기업의 일반 회사채 수익률에 비해 일반적으로 낮습니다. 또 만기 시점의 주가가 전환 가격에 못 미치면 투자자들이 기대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의 CB 발행에 이처럼 입찰이 몰린 것은 CB의 신용등급이 ‘AAA’로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데다 6년 뒤 만기 시점까지 연 4%의 쿠폰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경기 한파에 따른 중국 주식시장의 투자 리스크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및 고수익 상품 선호 심리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올해 들어 중국 CB 시장은 활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중국 기업의 CB 발행액은 393억달러로 작년 한 해보다 80% 이상 늘었습니다. 미국과 관세 전면전에도 상하이종합지수가 올 들어 18%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이 보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중시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됩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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