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요청 서한서 트럼프 겨냥 "우호적 편지·사진 촬영에도 北은 우리 친구 아냐"
볼턴, 트럼프 대북정책 또 비판…"北 절대 핵포기 안해"
지난달 전격 경질된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비핵화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재차 비판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전날 자신의 정치활동위원회(PAC)에 기부를 요청하며 보낸 서한에서 "아마도 인기 있는 얘기는 아니겠지만 그 모든 우호적 편지와 사진 촬영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며 (앞으로도) 절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 및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등에서 이뤄진 사진 촬영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얘기 끝"이라면서 미국이 좀 더 단호한 행동을 취하지 않아 북한은 더 위험해질 것이고 결국은 미국 도시로 날아올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론을 이끌었던 볼턴 전 보좌관은 경질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연달아 공개 피력했다.

지난달 30일엔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공개 강연에 나서 김 위원장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군사옵션 등을 거론했다.

경질 이후 가진 첫 공개행사였다.

경질 사흘만인 지난달 13일엔 자신의 이름을 따 운영하다가 백악관 입성으로 중단했던 PAC 2곳의 활동을 재개하며 공화당 상하원 의원 5명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이들의 경험은 이란과 북한 같은 불량정권과 국제적 테러리즘으로부터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대해 주목할 만한 이해와 지식을 제공한다"고 했다.

강경파 의원들의 대북 인식에 지지를 표명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 경질 이후 그가 주장했던 '리비아 모델'을 문제 삼았다.

선(先) 핵포기를 골자로 한 리비아 모델은 무아마르 카다피의 몰락으로 이어져 북한이 반발하는 비핵화 방식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추진 근거가 된 '우크라이나 의혹'과 맞물려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인데 볼턴 전 보좌관이 이런 계획에 반대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그가 '폭탄 발언'을 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