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보고서 "전년보다 42% 증가…7월 특히 많아"
아프간 민간인 사상자 7∼9월 4천300명…평화협상 도중에도 급증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진행되다 결렬되는 과정에서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사상자 수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은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을 인용해 올해 7∼9월 내전으로 인한 아프간 민간인 사망자는 1천174명, 부상자는 3천139명으로 전체 사상자 수는 4천313명에 달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 같은 피해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7월 한 달 간 집계된 민간인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425명과 1천164명으로 UNAMA가 집계를 체계화한 2009년 이후 가장 많았다.

미국과 탈레반이 한창 평화협상을 추진하던 때였지만 민간인 피해는 오히려 급증한 것이다.

당시 탈레반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평화협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 수위를 높였고, 미군과 정부군도 공습 횟수를 늘리면서 희생된 민간인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아프간 민간인 사상자 7∼9월 4천300명…평화협상 도중에도 급증
정부군 측과 탈레반 간 교전은 지난 9월 평화협상이 사실상 무산된 뒤 더욱 격렬해졌다.

지난 9월 9일 '아프간 협상 사망'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이어 탈레반을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탈레반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탈레반은 특히 지난 9월 28일 대선을 앞두고 선거 보이콧을 강요하며 곳곳에서 무자비한 테러를 감행했다.

이에 올해 1∼9월 내전 관련 전체 민간인 사상자 수는 8천239명(사망자 2천563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41%는 여성과 어린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은 탈레반과 반군의 사제 급조폭발물(IED)에 의해 희생됐지만 2천348명(사망자 1천149명)은 정부군과 미군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피오나 프레이저 UNAMA 인권팀장은 "아프간 전쟁이 민간인에게 미친 충격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났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해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아프간 민간인 사상자 7∼9월 4천300명…평화협상 도중에도 급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