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변호사 줄리아니, '우크라이나 의혹'관련 검찰 수사 대상 올라
트럼프, 줄리아니와 선긋기? 논란 빚자 "훌륭한 변호사" 감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개인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와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태도를 바꿔 "훌륭한 변호사"라고 감싸며 옹호해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줄리아니가 여전히 개인변호사로 일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른다.

루디와 얘기를 안 하고 있다"면서 "그는 내 변호사였다"라고 대답했다.

이 같은 발언은 수십 년째 이어진 두 사람의 관계를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소셜미디어를 달궜다.

'아웃사이더'인 트럼프와 달리 줄리아니는 뉴욕시장을 지내고 대선후보 경선에도 나섰던 공화당 주류인사다.

2015년 트럼프의 대선 출마 선언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주류인사들과 달리 곧바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고 '나팔수' 역할을 자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로 최대 궁지에 몰렸던 지난해 4월께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낳자 트위터에 글을 올려 줄리아니를 적극적으로 감쌌다.

그는 줄리아니를 "전설적인 '범죄 소탕자'이자 뉴욕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장"이라고 치켜세우며 "때때로 약간 거칠어 보이지만 대단한 사람이고 훌륭한 변호사"라고 칭찬했다.

이어 "이제 '그들'은 줄리아니를 쫓고 있다"며 "일방적인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

딥 스테이트(deep state·적폐). 창피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 언론은 탄핵 조사에 나선 민주당에 더해 뉴욕 검찰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뉴욕 연방 검찰이 줄리아니의 우크라이나 거래에 대해 미 로비스트법 위반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뉴욕 검찰은 특히 줄리아니가 마리 요바노비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를 축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직업 외교관인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우크라이나 대사로 발령받았으며,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도 자리를 유지하다 지난 5월 갑자기 귀국 명령을 받았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지난 11일 하원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에 자신의 축출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악관의 탄핵 조사 협조 거부 방침과 국무부의 반대에도 하원의 증언 요청에 응했다.

이에 앞서 줄리아니는 언론 인터뷰에서 요바노비치 전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람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줄리아니는 탄핵 정국을 초래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지난 7월 전화 통화가 불거지기 한참 전인 작년 12월부터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들과 접촉했다.

측근 인사인 레프 파르나스와 이고르 프루먼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민주당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한 의혹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출신 미국인인 그의 두 측근은 요바노비치 전 대사 경질에도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 10일 미국에서 출국하려던 중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기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