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총리실 "정해진 바 없다"…이총리 참석 여부 조만간 결정될 듯

오는 22일 열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 의식에 한국 정부 대표로 이낙연 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이 일본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나루히토 일왕의 지난 5월 1일 즉위를 대내외에 알리는 행사(소쿠이레이세이덴노기·卽位禮正殿の儀)를 오는 22일 치르기로 하고 195개국의 정상 등에 초청장을 보냈다.

교도는 한국 정부가 이 행사에 이 총리를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하고 양국이 최종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외교 소식통은 교도통신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은 없어졌다"고 잘라 말했다.
"한일, 일왕 즉위 의식에 이낙연 총리 참석 최종 조율"[교도]
작년 10월 한국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이 나온 이후 지금까지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을 놓고 시각차를 보이는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간 회담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일본 측이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을 빌미로 징용 소송 문제의 해법을 한국 정부가 내놓지 않으면 정상회담을 해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정상회담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일본 측이 보여온 일련의 움직임을 고려해 나루히토 일왕 즉위 의식에 문 대통령의 방일을 추진하지 않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는 1990년 11월 열린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의 즉위 의식 때는 강영훈 당시 총리가 한국 대표로 왔던 점을 들어 이 총리의 참석은 전례를 답습하는 모양새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도가 인용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 총리는 이번 방일 중에 모리 요시로(森喜朗)·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모색하고 있다.

두 전직 일본 총리는 아베 총리와 같은 자민당 호소다(細田)파 출신이다.

교도는 한국 정부는 이 총리와 두 전 일본 총리의 접촉을 한일 관계 개선의 발판으로 삼고 싶어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 총리실은 이 총리의 일왕 즉위식 참석 여부와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왕 즉위식이 2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 총리의 참석 여부는 늦어도 이번 주 안에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문 대통령 또는 이 총리의 일왕 즉위식 참석 가능성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까지도 양국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어서 문 대통령이 직접 가는 대신 이 총리가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국내에서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