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에르난데스 대통령 친동생 재판에서 주장
美검찰 "마약왕 구스만, 온두라스 대통령측에 100만불 뇌물"
미국서 수감 중인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의 돈이 온두라스 현직 대통령 측에도 흘러 들어갔다고 미국 검찰이 주장했다.

AP·AFP통신에 따르면 검찰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후안 안토니오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의원에 대한 마약 밀매 혐의 재판에서 구스만이 피고인에게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건넸다고 밝혔다.

구스만은 멕시코의 악명 높은 마약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던 인물이며, 에르난데스 전 의원은 후안 오를란드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의 친동생이다.

검찰은 구스만이 에르난데스 대통령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동생에게 돈을 건넨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2018년 온두라스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한 후안 안토니오 에르난데스는 미국에 코카인을 대량으로 밀수한 혐의로 지난해 미국 마이애미에서 체포됐다.

미 검찰은 그가 "수년간 정부의 보호를 받으며 마약을 유통한 조직"의 일원일 뿐만 아니라 경쟁 마약 조직간 살인사건에도 연루됐다고 보고 있다.

혐의가 확정되면 그는 5년에서 최고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다.

검찰은 에르난데스 대통령 역시 동생의 범죄와 무관하지 않다고 의심한다.

재판을 앞두고 지난 8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검찰은 에르난데스 대통령을 '공모자4'로 적고, 마약 자금 150만 달러가 에르난데스 대통령 당선에 쓰였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직 에르난데스 대통령을 직접 기소하지는 않았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2013년 대선에 승리한 후 2017년 연임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검찰의 주장이 미국 언론의 보도로 알려지자 온두라스 내에서는 그의 퇴진을 주장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줄곧 의혹을 부인했으며, 지난주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미국에 신병이 인도된 일부 마약 밀매업자들이 자신을 비방하려 한다는 주장을 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