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 로이터
차이잉원 대만 총통. 로이터
중국이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 이어 중남미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에도 수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과의 국교를 끊는 조건이다. 대만의 '외교 고립'을 심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아이티 무역발전 판사처는 지난주 현지매체 르 누벨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 제안했다.왕샹양 중국 아이티 무역발전 판사처 대표는 "아이티 정부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할 수 있으면 중국 정부는 아이티와 정상적인 국교를 수립할 것"이라며 "정치·경제·무역·공중위생·교육 등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왕 대표는 중국이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무상 지원뿐 아니라 무이자 차관과 특혜성 차관"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SCMP는 왕 대표가 매체 인터뷰 외에도 전직 총리 등 아이티 관리들을 수차례 만났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2016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 당선 뒤부터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 결과로 중남미 엘살바도르와 도미니카공화국,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등 5개국이 대만과 단교하면서 대만의 수교국은 17개로 줄었다.

대만 수교국인 솔로몬제도 또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중국은 해외 원조에 의존하는 빈국인 솔로몬제도에 수교할 경우 개발기금 850만 달러(약 101억원)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만중앙통신(CNA)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솔로몬제도·바누아투 주재 미국대사인 캐서린 이버트 그레이는 지난 10일 마나세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를 만나 대만과 솔로몬제도의 국교 지속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