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지난 6월말 판문점 회동. 사진=연합뉴스
트럼프-김정은 지난 6월말 판문점 회동.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올해 어느 시점엔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지 이틀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어느 시점에 김정은과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어느 시점엔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틀림없이 그들은 만나기를 원한다. 그들은 만나고 싶어한다”며 “나는 그것이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지켜보자”며 “나는 무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한데 대해선 “지켜보려고 한다”고 즉답을 피한채 “나는 북한이 만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도 아마 들어봤을 것”이러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란이 만나기를 원하고 중국이 협상을 타결하길 원한다는 걸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다”며 “많은 흥미로운 일들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북한이 ‘9월 하순 대화용의’를 밝히며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한데 대해 “나는 늘 만남은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고 답했었다. 이어 10일 북한이 ‘눈엣가시’로 여겨온 볼턴 보좌관을 경질한데 이어 11일엔 “볼턴이 북한을 향해 (선 핵폐기, 후 보상 방식의)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매우 큰 잘못”이라며 북한에 유화 메시지를 던졌다. 리비아 모델을 내세웠던 볼턴을 해임하면서 북한 체제를 보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북 실무협상에 이어 연내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회담과 올해 2월말 하노이 회담에서 북핵 협상을 벌였다. 하노이 회담은 미국이 ‘빅딜(일괄타결식 북핵 해법)’을 고수하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전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노딜’로 끝났다. 이후 교착상태가 이어지던 지난 6월말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깜짝 회동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2~3주내 실무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은채 미사일 도발을 지속해왔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