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대북 접근법 부각하며 강경 노선·행정부 내 불화 거론
'뒤끝' 비판 속 美언론이 지목한 아프간 협상 이견 등은 언급 안 해
트럼프, 볼턴에 '미스터 터프가이' 비난…"후임 후보군 5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이 전날 전격 경질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미스터 터프 가이"라고 부르며 그가 강경 노선을 고수하는 과정에서 잘못을 저질렀고 행정부 내에서 다른 인사들과 잘 지내지도 못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매우 큰 잘못을 한 것이라고 지적한 데 이어 볼턴에 대해 "존은 터프 가이로 알려져 있다.

그는 너무 터프해서 우리를 이라크로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거론한 것으로, 볼턴은 당시 국무부의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이라크 공습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볼턴과의 관계와 관련, "그러나 그는 사실 나와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진 사람"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는 내가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행정부 내 사람들과 잘 지내지 못했다"고 깎아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과 관련해 많은 다른 사람들이 한 설명들을 봤다면서 "존은 우리가 하고 있었던 것과 (입장이)일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과의 결별에 대해서는 "우리는 좋은 상태에서 떠났기를 바란다.

하지만 어쩌면 그랬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이 볼턴에게 사직서를 요구했다고 밝혔지만, 볼턴은 스스로 사임한 것이라고 반박성 입장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뒤끝'을 보이는 듯한 비난과 함께 볼턴의 경질을 설명하면서 그의 강경 노선과 잘못된 대북 접근법 때문에 결국 물러나게 됐다는 점을 강조, 경질의 주된 요인이 대북 정책에 관한 관점 차이에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최근 미국이 탈레반과 추진한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을 반대한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였고 '비밀 회동' 계획이 무산된 뒤 이를 언론에 유출한 데에도 볼턴 측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심으로 갈등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과 관련한 언급은 이날 전혀 내놓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의 후임으로 일할 국가안보보좌관 후보군과 관련해서는 "그 자리를 원하는 많은 좋은 사람들이 있다"며 "그것을 매우 원하는 사람이 5명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3년간 알게 된 매우 자격이 있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5명"이라며 "다음 주에 누군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인사를 거명하거나 인선 상황을 더 상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볼턴에 '미스터 터프가이' 비난…"후임 후보군 5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