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외교위원장, 평화협상 美특사에 출석요구 서한

美 아프간 평화협정 불협화음 속 민주당은 청문회 카드로 압박
미국이 18년간 계속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기 위해 무장반군조직 탈레반과 평화협정 초안에 합의했지만, 미군 철수 등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이 청문회를 열 계획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하원 외교위원회의 엘리엇 엥겔(민주·뉴욕) 위원장은 이달 말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 위해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관련 미국 특사에게 출석을 요청했다.

그는 이날 할릴자드 특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는 분명히 하고 싶다.

이번 청문회에서 당신의 증언이 선택적(optional)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열린 자세로 위원회에 출석하는 것은 감독 책임을 수행하는 우리의 능력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엥겔 위원장은 "만약 이 서한이 당신의 출석을 확보하기에 불충분하다면 나는 청문회가 적시에 이뤄지도록 하는 다른 옵션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리티코는 "외교위원장은 할릴자드 특사가 현재 진행 중인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에 관해 의회에 자발적으로 증언하지 않을 경우 소환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서한에 따르면 그동안 하원 외교위는 할릴자드 특사에게 최소 두 번 출석을 요청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엥겔 위원장과 공화당의 마이클 매콜 간사가 2월 26일에, 외교위의 민주당 의원들이 4월 8일에 각각 할릴자드 특사를 초청했지만, 그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앞서 할릴자드 특사는 2일 미국이 아프간에서 135일 이내에 병력 약 5천명을 철수하고 5개 기지를 폐쇄하는 내용이 담긴 평화협정 초안을 탈레반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1만4천명 규모인 미군이 1단계 철수한 후에 잔류 군이 얼마나 오래 머무를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탈레반은 모든 외국 군대가 떠나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는 (주둔 미군을) 8천600명으로 줄일 것"이라며 "그러고 나서 우리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따라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탈레반의 거부로 협상에 참여하지 못한 아프간 정부는 초안 내용이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내에서도 반테러 병력의 주둔과 친미 성향인 현 아프간 정부의 생존 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美 아프간 평화협정 불협화음 속 민주당은 청문회 카드로 압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