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에 한미일 안보협력 약화 우려…"美와 동맹협력에 해로운 결정"
"美, 동맹 유지 원하면 한국·일본 관계에 더 많은 시간·에너지 들여야"
美전문가 "트럼프 행정부 지금 관여해 한일 협상테이블 앉혀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한미일 안보 협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금 관여해 한국과 일본을 협상 테이블에 앉게 하고, 동맹 네트워크 유지를 위해 한국 및 일본과의 관계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 담당 국장은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보낸 서면 입장을 통해 "(지소미아 종료는) 한국이 일본에 가장 강력한 무기로 받아친 것"이라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일에 외교적 재앙이 될 수 있는 것을 다루기 위해 관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팀'이 한국과 일본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모을 필요가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으로 한일 외교장관이 대화를 위해 미국으로 오도록 쉽게 초청할 수 있다.

(한일) 양국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일은 현재의 교착을 계속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고 있으나 (상황이) 계속되면 모든 쪽에 잃을 것이 너무 많다"면서 "미국은 관여해야 하고 지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지소미아는 한국이 일본과 정보를 공유할 의무를 지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는 것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면서 "이를 폐기하는 것은 향후 잠재적으로 귀중한 자산을 청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소미아 종료가 한일 관계를 더 악화시키고 한미일 3국 간 협력을 좌절시킨다며 "미국의 입장에서 이것은 중대한 군사적 문제라기보다 외교적 문제이고 더 광범위한 전략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일본의 전략적·경제적 관계가 상당히 약화한 '뉴노멀'(새로운 정상 상태)에 들어서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오랫동안 역내 안정과 번영에 기여한 동맹 네트워크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면 각각의 양국 관계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이번 결정은 문제를 더욱 키우는 것이고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둘러싼 분위기를 차갑게 한다"면서 "한미동맹 어젠다에 있어서 한미 간에 일본에 대한 인식에 차이를 갖게 하는 문제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일본에 대한 보복을 목표로 한 것이라고 해도 미국과의 동맹협력에 해로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의 국방태세프로젝트 앤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우리는 매우 위험한 시기에 우리의 두 동맹국 간 정보 공유의 중요한 원천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북한이 한 달 새 6차례 탄도미사일 발사를 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트럼프) 행정부가 동북아시아에 (한미일) 3자를 위한 단단한 기초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투자하지 않았다는 흔적"이라고도 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터바이어스 해리스 분석가는 NYT에 "정보공유 협정 협상은 어떤 한국 정부도 쉽게 되돌아가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도출하기 힘든 과정이었다"며 이번 결정은 한일 사이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정치 및 안보 유대 관계를 심화시키는 옵션을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핀 나랑 MIT 교수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부담이라고 믿는다"며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와 같은 조치들과 지난달 일본이 취한 무역 규제 조치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러한 믿음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美전문가 "트럼프 행정부 지금 관여해 한일 협상테이블 앉혀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