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보우소나루 개발공약 탓"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 브라질서 산불 급증…6년래 최다
아마존 개발을 공약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이후 브라질의 산불 발생 건수가 급증세를 보인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올해 1월부터 8월 사이 브라질에서 발생한 산불 건수가 7만3천건에 육박한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산불(3만9천759건)의 갑절에 가까운 규모다.

INPE는 올해 산불 발생 빈도가 2013년 이래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기간 이웃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에서 보고된 산불은 각각 2만6천453건과 1만6천101건이다.

2년 연속 감소했던 브라질의 산불 발생 건수가 급증세로 돌아선 데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상업적 개발을 허용하겠다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공약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환경단체는 주장했다.

실제, INPE에 따르면 올해 산불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있는 주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짙은 연기 때문에 현지 민항기들은 산불이 난 지역을 우회해 운항하고 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아마존 프로그램의 히카르두 멜루는 "(산불 급증은) 최근 지표에서 드러났던 산림 훼손 증가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앞서 INPE는 올해 7월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의 면적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78%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에 독일 정부는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1억5천500만 헤알(약 480억 원) 상당의 투자 계획을 최근 취소했고, 노르웨이 정부도 국제사회의 기부를 통해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에 대한 신규 기부를 중단하기로 했다.

아마존을 끼고 있는 9개 주 지사는 18일 이와 관련한 성명을 내고 아마존 기금 공여국들과 직접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는 열대우림 훼손이 심화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INPE 소장을 경질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국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아마존을 개발하지 말라는 것은 브라질의 발전을 저해하려는 국제사회의 음모라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17일 한 연설에선 "일부 국가들이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한 주권을 브라질로부터 빼앗으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 등 남미 8개국에 걸쳐 있으며 지구 생물 종의 3분의 1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