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5월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65) 목사가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에게 도움을 줬던 북한 인사들이 처형됐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2002년 대북사업을 위해 북한 당국으로부터 나선지구 거주 허가를 받았다. 280만달러의 전 재산을 털어 현지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두만강 호텔을 열었다. 연간 호텔 수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0만달러를 북한 정부에 냈다.

김 목사는 북한에서 사업을 하며 한국과 중국을 방문했을 때 한미 정보기관이 자신에게 접근, 스파이 활동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기관으로부터 손목시계에 장착된 카메라와 도청 장치, 활동자금 등을 건네받았으며 그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수집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북한 내 자신의 정보원들에게 돈을 주고 북한의 핵 과학자나 무기시설에서 종사하는 북한 관리들과의 접촉을 위해 군 엘리트들에 대한 접근을 지렛대로 삼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2015년 10월 북한 함경북도 나선에서 체포돼 약 31개월간 억류 생활을 했다. 북한은 그에게 간첩과 체제전복 혐의를 적용해 2016년 4월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했다.

그는 북한에서 체포된 후 자신에 협력했던 북한 인사 6명이 처형됐다면서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체포된 후 7개월간 나선과 평양의 안전가옥에서 조사를 받았다. 김 목사는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받은 후 눈을 가린 채 평양 외곽의 강제노역소로 끌려갔다면서 '수인번호 429(번)'를 달고 1주일에 6일,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노역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여러 차례 극단적인 선택도 생각했다면서 8명의 북한 무장 경관들이 하루 24시간 교대로 자신을 밀착 감시해 그런 극단적 선탠을 할 "장소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첫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때 역시 한국계 미국인인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 김학송 씨 등과 함께 석방돼 폼페이오 장관과 같이 미국으로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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