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프로그램에서 배제하는 것은 부당"
미국, 러시아에 기밀 유출 이유로 F-35 판매금지 공식화
터키, 美 F-35 판매금지에 반발…"동맹정신에 반해"
미국이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한 터키에 최신예 F-35 전투기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자 터키가 반발하고 나섰다.

터키 외교부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의 일방적 조치는 동맹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고 정당한 근거에 따른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F-35 국제 개발 프로그램의 중요한 파트너인 터키를 F-35 프로그램에서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S-400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F-35의 민감한 기술정보를 유출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포함해 (S-400의 분리 운영을 위한) 실무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우리의 제안에 미국은 응하지 않았다"며 "이는 미국이 선의로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단지 수사가 아닌 행동으로 터키와의 우정이 중요함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노동자당(PKK·터키 내 쿠르드 분리독립주의 무장정파), 페토(2016년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된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의 약칭)와의 싸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전날 기밀정보의 러시아 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터키에 F-35 전투기를 판매할 수 없음을 공식화했다.

터키, 美 F-35 판매금지에 반발…"동맹정신에 반해"
백악관은 이날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유감스럽게도 러시아제 S-400 방공(防空) 시스템을 구매키로 한 결정으로 인해 터키는 F-35에 더는 관여를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F-35는 그 고급 역량에 관해 파악하는 데 쓰일 수 있는 러시아의 정보 수집 플랫폼과 공존할 수 없다"고 F-35 전투기 판매 불가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결성된 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F-35와 S-400을 동시에 운영할 경우 S-400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F-35의 기밀정보 등 나토의 민감한 군사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백악관은 "터키는 신뢰할 만한 오랜 파트너였으며 지난 65년간 나토 동맹국이었다"며 "그러나 S-400을 받아들임으로써 모든 나토 동맹들이 러시아 시스템을 멀리하기 위해 서로에게 한 약속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터키는 F-35 국제 개발 프로그램 참여국 중 하나로 자국 내 F-35 생산설비를 갖추는 데 약 14억 달러(약 1조6천500억원)를 투자했으며 F-35 전투기 100대를 구매할 계획이었다.

F-35의 대당 가격은 가장 저렴한 공군형(F-35A)이 8천920만 달러(약 1천50억원)로 터키가 계획한 F-35 조달 계획은 약 90억 달러(약 10조5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연합뉴스